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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ji Aug 10. 2022

웰컴 투 스타벅스 캐나다

웰컴키트와 함께 첫 출근일이 정해졌다

Thanksgiving Day 오전

오늘은 스타벅스 첫 출근! 은 아니고 몇 가지 안내와 파트너 등록을 위해 잠시 매장에 방문하는 날이었다.

매니저 줄리가 여덟 시에 출근한다기에 8시 맞춰가기 위해 새벽 6시부터 뒤척이다 일어났다. 그리고 준비를 마치고 7시 50분에 도착할 수 있게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이렇게 일찍 갈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여덟 시는 매니저의 출근 시간이었을 뿐, 7시 50분은 심지어 줄리가 출근하기도 전인 시간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땡스기빙 데이 아침, 조용한 거리를 헤치며 스타벅스 문을 열었다.


Hey! How are you? (안녕! 오늘 어때?)


들어가자마자 파트너들은 인사로 나를 반겼다. 아직 이들은 내가 새로 오는 파트너인 줄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무어라고 나를 소개할지 약간 망설이며 '음... 아...' 하고 있는 찰나, 창고 문이 열리고 매니저 줄리가 나타났다. 줄리는 나를 보고 "Oh, Hi! How are you?"라고 인사했다. 순간 줄리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손님으로 착각하고 인사하는 건가?


Jiji: 음, 안녕! 나 지지야!

Julie: 오, 알지!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일단 안으로 들어와!


휴, 다행이다.


줄리를 따라 그녀가 방금 열고 나온 창고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줄리가 자신도 방금 도착했다고 말했다. 출근하자마자 바쁜 하루를 쥐어준 것 같아 약간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캐나다에 오면 한국 직장인 마인드는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앗, 이런 것에 미안해하는 것도 한국 직장인 마인드인 건가!?


줄리는 나에게 몇 가지 책자를 건네주었다. 책자에는 Welcome New Partner Kit Canadian Edition이라 적혀있었다.


드디어 나도 스타벅스 파트너구나..!


괜히 감격스러웠다. 줄리가 준 책자에는 파트너 키트와 트레이닝 북, 그리고 스타벅스의 전직 회장이었던 하워드 슐츠가 쓴 책이 무려 파트너 에디션으로 들어있었다. 일하는 복장에 관한 프린트물도 받았다.

아직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기분이었다.

나를 반겨주는 느낌. 파트너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이어서 파트너 시스템에 나를 등록했다.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SIN 넘버를 적고, 워킹 퍼밋 번호도 입력하고, 그 외 몇 가지 개인정보를 입력하니 금방 파트너 등록이 끝났다. 너무 간단하게 끝나버려서 "이게 다야?"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파트너 등록을 마치고 내가 일하게 될 매장 곳곳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창고 겸 백오피스 공간이 생각보다 깊숙하고 넓었다. 안쪽으로 들어가서 끝에 있는 문을 한번 더 열면 스텝 전용 화장실과 사물함이 있었다. 줄리는 직원 전용 화장실은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우리밖에 없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마지막으로 줄리는 나의 근무 시작일과 일정을 알려주었다. 지금으로부터 일주일하고 하루 후인 다음 주 화요일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2주 치 일정이 미리 나와있었는데 첫 주에 기초 트레이닝을 3일 받고 그다음 주에 오픈 트레이닝 하루, 그리고 바로 오픈 멤버로 투입되는 일정이었다. 오픈 시간에 한 번 놀라고, 이렇게 단기간에 트레이닝이 끝난다니 훅 긴장감이 몰려왔다.

일정을 사진으로 찍어 놓고 다음 주 화요일을 기약하며 매장을 나왔다. 7시 50분에 스타벅스에 도착했는데 나왔더니 8시 5분밖에 되지 않았다.


집에 와서 아까 받은 웰컴 키트를 살펴봤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스타벅스 골드 회원이었기 때문에 얼추 아는 내용도 있었고, 모르는 내용도 있었다. 그리고 음료 코드*들에 관한 책자도 있었다. 이걸 다 외울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재밌을 것 같다는 설렘이 훨씬 컸다.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스타벅스는 음료 주문을 받을 때 컵에 메뉴에 맞는 코드를 쓴다. 


드디어 진짜 파트너가 되어 일을 시작한다.

막연히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자신감만 넘치던 나였다.


과연 나의 스타벅스 라이프는 내가 기대하던 그대로일까? 내가 이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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