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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느림 Mar 09. 2022

사수 없는 신입의 스타트업

주니어가 보는 스타트업 세상

첫 직장으로 스타트업에 입사한 신입분들을 위한 짧은 생각을 남겨봅니다.


사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업력 2년 미만의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었습니다. 사수가 없는 마케팅 인턴이었습니다. 어떻게든 하나라도 배우려고 뚝딱거리면서 나름 열심히 했고, 2달여간의 시간이 지난 후 감사하게도 정규직 전환 제의를 받았습니다.


당시 회사에 들어가게 된 것도 학교 인턴십을 통해서였기 때문에 생각한 규모의 회사나 업종은 아니었으나, 시기가 워낙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고, 회사 생활과 임금이 기대보다는 좋았기 때문에 우선 제의를 받아들이고 회사를 계속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규직 후 한 달가량의 시간이 지났고, 시간이 지날수록 "도대체 나는 여기서 뭘 하는 사람이지?"라는 질문이 점점 커져갔습니다. 회사 내에 사수는 없었지만, 여쭐 수 있는 선배님들께 티타임을 요청하고 원티드/잇다/브런치를 전전하면서 "사수 없이 살아남는 방법"을 공부했고 그렇게 얻은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입이 사수 없이 스타트업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다. 브런치, 원티드, 직무 강의, 퍼블리를  가까이하고 계속해서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옳은 방향으로 일하는 방법' 대해계속해서 탐구해가면 된다.


하지만 내가 권하는 방법은 살아남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게 까지 하지 말고 퇴사해라"
"헤멜 시간을 아껴서 사수 있는 곳으로 가라"


필요한 건 빠른 성장

커리어를 만드는 신입에게 가장 중요한 건 빠른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신입이 온전한 1인분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팀/회사 모두의 노력이 있어도 꽤나 긴 시간이 걸립니다. 에지 케이스를 제외하면 최소 1년 가까운 시간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수가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열심히 해도, '좋은' 방향으로 '잘' 해나가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망설이는 데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됩니다.

잘하고 있어도, 그걸 적절히 어필하고 운영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회사'단위의 적절한 지원을 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이라는 특성상 사수도 없는 마당에 회사에서 개인을 매니징 해주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즉, 사수 없이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사수 없는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입에게 첫 직장은 큰 의미를 갖는데 그중에도 1년이든 2년이든 버텨서 "저는 이것을 했습니다."라는 경력기술서/이력서/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경험이 양이 적더라도 깊은, 질이 좋은 경험을 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방향성이 정제되지 않은 방식으로 맨땅에 헤딩으로 쌓은 경험은 "의미 있는"경험은 될 수 있지만 "매력적인"경험은 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취업이 많이 어렵습니다.

경험과 경력이 있어도, 공모전 입상 경력이든, 명문대를 졸업했든 취업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신입 여러분들이 모두 "효율적인, 의미 있는 직무경험"을 하는데에 시간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마 권하고 싶은 스타트업은?

1. 업력 최소 3년 이상
- 당연히 길 수록 좋음.

2. 구성원 최소 20명 이상
- 당연히 많은수록 좋음. 경험상 팀원이 최소 20명 이상이라면, 구성이 "팀 단위"로 나눠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3. 나랑 같은 일을 하는 사람(사수)이 최소 1명 이상 있는 곳
- 채용 시 신입을 "담당자" "매니저"가 아니라 "주니어" "팀원"이라고 표기하면 팀 리더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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