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든 컨펌과 수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제 저녁시간을 찾으러 떠납니다~
2017년 7월, 저는 지금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면접 첫날부터 저를 굉장히 좋게 봐주신 대표님 덕분에 저는 바로 합격이 되었고 일주일 뒤부터 출근을 했습니다.
신입사원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회사라는 공간에 처음 발을 디디던 날의 그 긴장감은 모든 것이 낯설고 하나하나 적응해야 하는 것이, 마치 입학식 날 홀로 남겨진 아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와 회사의 다른 점은 당장 내가 맡아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다는 거지요. 첫날 해야 하는 일-일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을 하면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점심시간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니 문득 드는 생각: 퇴근은 어떻게 하지?
일단 출근은 했는데.. 퇴근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저는 이 회사가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칼퇴'라는 개념은 굉장히 이상하고 눈치 보이는 일이었습니다. 특히나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아직 앉아있는 상태에서 신입사원이 먼저 일어난다는 것은 정말 불편한 일이었죠.
이번 회사에서는 어떻게 하나 걱정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오후 6시 29분.
대표님이 먼저 컴퓨터를 끄고 일어나시더니 '퇴근하시죠!'라고 경쾌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ㄴ.. 네!'라고 간단하게 말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쾌지나 칭칭 나네를 부르며 풍악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첫 출근과 첫 퇴근은 성공적이었고 마음 편히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그날은 대표님께서 퇴근시간이 되도록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또 제 머릿속은 퇴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와글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있었고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이전 회사처럼 눈치 보고 가만히 앉아있다가는 같은 생활이 반복될 것 같았고 무슨 용기였는지 저는 벌떡 일어나 외쳤습니다.
두근두근. 어떤 반응일까?
"네 들어가세요~"
집에 돌아가는 길 내내 믿기지 않았다
그렇게 나와서 회사 엘리베이터를 타면서도, 집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일단 끝나서 좋긴 한데 나 지금 퇴근해도 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퇴근시간은 퇴근하라고 있는 건데 내가 이 꿀 같은 저녁시간에 저런 고민을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결론까지 닿게 되었죠. 이미 일주일 동안 대표님이랑 같이 칼퇴함
그리고 그렇게 제시간에 퇴근하는 생활은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민한 시간이 무색하게 대표님은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매우 중시하며 당연히 칼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거든요.
지금 함께 있는 7명의 매니저님들 모두 저녁 6시 30분부터는 자유롭게 퇴근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금요일은 30분 일찍 퇴근하기까지 해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몇몇 분들은 어쩌면 제가 이런 환경의 회사를 다니는 것은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랑이라고 생각할 수도
하지만 사내 문화를 중시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는 요즘, 점점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면서 칼퇴도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눈치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하는 그날까지 직장인들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