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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음부터 잘 키우자 Aug 26. 2024

참 행복한 세가족이군. 흥

엄마가 쓰고 햇살이가 그리다 1

illustrator by 햇살





 햇살, 엄마, 아빠, 이렇게 세 가족이었던 햇살이네는 요술이가 태어나면서 네 가족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가족 요술이의 등장으로 행복과 기쁨과 감동이 더 많아질 거라는 기대는 순전히 엄마 아빠의 헛된 바람일 뿐. 물론 행복과 기쁨과 감동이 전혀 더 많아지지 않은 건 아니지만 엄마 아빠가 요술이를 돌보는 매 순간마다 햇살이의 마음은 달라지고, 그런 햇살이의 마음에 대해 엄마 아빠는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살피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현실이 조금 더 행복해지도록, 엄마 아빠의 헛된 바람이 진심으로 기쁜 일상이 되도록 엄마 아빠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수시로 울며 엄마를 불러 자기 옆에 딱 붙여 놓는 요술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 하루 중 가장 집 안이 평화로운 시간에 햇살이와 엄마 아빠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화로운 시간도 잠시, 요술이의 울음으로 다시 집 안이 시끌시끌해졌습니다. 이 순간 제일 싫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햇살이입니다. 햇살이에게는 요술이가 낮잠을 자는 이 짧은 순간이 예전처럼 엄마 아빠를 독차지하며 이야기도 하고 놀 수도 있는 시간인데 요술이가 깨버렸으니 기분이 썩 좋을 리가 없습니다. 요술이가 깨서 울고 있으니 엄마가 요술이에게 가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요술이에게 가는 엄마에게 서운해지고, 엄마를 데리고 가버리는 요술이가 밉고 질투 나는 것 역시 햇살이의 당연한 마음이겠지요. 요럴 때 엄마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가족의 평화가 결정된답니다. 엄마는 햇살이에게


“요술이 깼나 보다. 잠시만”


이라고 말을 하고 요술이에게로 갔습니다. 함께 있던 엄마가 아무 말 없이 훅~ 가버린다면 햇살이는 엄마가 요술이만 더 예뻐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요술이에 대한 질투가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햇살이의 마음이 힘들지 않도록 꼭 마음에 대한 배려를 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엄마만 요술이에게 가면 아빠가 햇살이랑 같이 있으니 햇살이 마음이 그래도 좀 괜찮을 텐데, 세상에나 오늘은 요술이의 대박 응가로 인해 아빠마저 요술이에게 가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요술이와 엄마 아빠의 행복한 모습. 이 순간 혼자 덩그러니 남은 햇살이가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참 행복한 세 가족이군. 흥”


이럴 의도도 상황도 아니었는데, 햇살이의 반응은 엄마 아빠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질투의 행동을 할 때 부모의 반응에 따라 상황이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별 것도 아닌데 또 짜증이야.”라고 화를 내는 부모, “질투할걸 해. 다 큰 게.”라고 핀잔을 주는 부모, “이런 것도 질투네. ㅎ”라고 웃어넘기는 부모 혹은 어떤 반응도 하지 않은 채 무시하는 부모. 어떤 반응도 아이에게는 좋을 리 없겠지요. 이런 순간 햇살이에게 필요한 건 우리 모두가 행복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화를 내더라도 부모는 충분히 여유롭고 재밌게 이 상황을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엄마 아빠의 마음을 담아


“응가 냄새가 좀 나긴 하지만 우리 행복한 네 가족 하자.”

“햇살아, 어서 와.”


라고 말했습니다. 햇살이는 엄마 아빠가 요술이만 좋아해서 이런 상황이 연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족이라는 보호막 안에 여전히 사랑받는 존재로 자신이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부모가 첫 아이를 불러 진지하게 “우린 가족이야. 가족은 서로 사랑하는 거야. 다 같이 행복해야지. 동생을 돌보는 건 엄마 아빠의 의무야. 네가 이해해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첫 아이에게는 가족의 의무가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고 이해를 부탁하는 부모에게 더 많은 서운함을 느껴 동생이 더 미워질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상황도 있겠지만 때로는 조금은 가볍게 그리고 유쾌하게 마무리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이 둘을  키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키워본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텐데요, 우리 조금만 더 여유를 가져 보겠습니다.


[오늘의 양육표어 - 맥락없는 질투에는 코믹으로 대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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