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처음부터 잘 키우자 Sep 30. 2024

쉬가 날아가다니...

엄마가 쓰고 햇살이가 그리다 6

illustrator by 햇살




 엄마가 요술이 기저귀를 갈려고 벗기는 순간 예쁜 포물선을 그리며 쉬가 날아왔습니다. 물론 엄마는 처음이 아니므로 아주 멋지고 간단히 천기저귀로 막아 이 상황을 수습했습니다. 이런 요술이의 묘기를 햇살이가 처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햇살이의 반응이 참 재습니다. 처음에는 쉬가 날아가는 것에 놀라고 다음에는 자신과 다르게 생긴 성기 모양에 또 놀라고. 사실 그동안 햇살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집에서 성교육을 받으면서 남자와 여자의 성기 모양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그러나 이렇게 실제로 음경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햇살이가 요술이의 음경을 신기하게 생각하고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요술이에게는 분명 실례겠지요. 이런 순간이 바로 성교육을 해야 하는 때입니다.

 

 첫 아이에게 동생의 태어남은 좋은 성교육의 과정입니다. 동생이 생기고 태어나는 과정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고 부모에게 물어볼 테니까요. 게다가 태어난 동생이 자신과 다른 성별이라면 더욱 알찬 성교육이 되겠지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남녀의 다름과 사람들이 서로의 성에 대해 지켜야 할 예절, 성도덕을 익히게 되니까요.

 

 햇살이처럼 첫 아이가 뚫어져라 동생의 음경을 쳐다볼 때 보통 불편해진 부모는 “그러는 거 아니야.”라고 야단을 치듯 말하기 일쑤입니다. 이 순간 첫 아이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막연히 잘못했다는 생각만 하게 되어 앞으로 성에 대한 궁금함이 생겨도 묻어 두게 되어 성교육의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성교육을 해야겠다고 해서 “궁금하구나. 실컷 봐.”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동생이 아무리 어린 아기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의 성기를 마음대로 보는 건 절대로 안되니까요. 그래서 엄마는

 

“신기한 건 알겠는데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면 요술이가 싫어할 것 같은데. ㅎ”

 

라고 말했습니다. 신기하고 궁금한 햇살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어 햇살이와 엄마가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다음 다른 사람의 몸을 마음대로 보면 안 된다는 성도덕을 가르치기 위해 말 못 하는 요술이의 마음을 엄마가 대신 전해 주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첫 아이에게 동생 기저귀 갈 때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교육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게 제일 좋다고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동생 기저귀를 갈 때 자연스럽게 성기를 보고 다름을 아는 건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동생의 성기가 궁금하다고 해서 기저귀를 벗겨서 본다던가 만져보는 건 절대로 안됨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성’은 사람들 간의 스킨십으로 공유되고, 지켜야 하는 예절이 있는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성폭력’이 되기 때문에 서로 간의 몸의 경계는 분명히 세워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남매를 키우다 보면 ‘언제까지 같이 목욕을 해도 될까?’, ‘아빠가 딸을 목욕시켜도 될까?’, ‘부모의 몸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보면서 남녀의 다름을 알아가는 것이 좋다는데 옷을 벗고 같이 목욕을 해도 될까?’ 하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생길 것입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정리하자면 유아기의 아이라면 남매나 부모와 함께 목욕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이 다름을 알아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 아이든 부모든 한 사람이라도 함께 목욕하는 것이 부끄럽거나 과한 호기심을 보여 불편할 경우에는 함께 목욕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동기 아이라면 당연히 남녀를 구분하고 서로의 경계와 예절을 익혀야 하므로 이성의 가족과 같이 목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전에 강의실에서 한 아버님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어린 두 딸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성을 자연스럽게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어머님이 아버님에게 두 딸과 같이 목욕을 하라고 했는데, 아버님은 자신의 몸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 거북했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자신이 너무 예민하고 문제가 있는 것이냐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어떤가요? 아버님이 예민하고 이상한 걸까요? 이런 상황이 당연히 싫을 수 있지요. 그리고 아버님이 불편하므로 당연히 두 딸과 옷을 다 벗고 목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버님의 몸은 아버님의 것이며 아버님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하니까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해 그리고 성도덕에 대해 자연스럽게 익히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잘 가르쳐주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 시작이 '내 몸은 내 거야.'를 정확히 가르치는 것입니다. 내 몸은 나의 것이므로 다른 누군가로부터 침범을 받아서는 안 되고, 반대로 나도 다른 사람의 몸을 침범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유아기의 가장 중요한 성교육 내용 중 하나인 이 간단하고 기본적인 성도덕만 잘 실천되어도 뉴스를 도배하는 그 많은 성범죄는 분명 사라질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생깁니다. 우리 아이들의 성이, 지금과 미래의 성이 다시 건강해지도록 가정에서부터 성에 대해 정확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부모의 편안한 마음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오늘입니다.


 [오늘의 양육표어 - 나의몸은 내것이고 너의몸은 네것이다]




#동생 #질투 #성교육 #부모교육 #부모학교청동거울




이전 05화 임무완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