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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음부터 잘 키우자 Sep 23. 2024

임무완수!

엄마가 쓰고 햇살이가 그리다 5

 

illustrator by 햇살




 엄마가 요술이를 돌볼 때마다 싫은 내색을 하던 햇살이가 오늘은 어쩐 일인지 자기도 요술이를 돌보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첫 아이에게 동생은 특히 요술이처럼 나이 차이가 많아 자신의 적수가 절대적으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더욱 인형처럼 예뻐하며 소꿉놀이하듯 무언가 해 보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생은 엄연히 인형이 아닌 생명체이지요. 여리고 작고 잘 돌보아야 하는 존재. 

 

 이럴 경우 부모는 첫 아이에게 “안 돼. 저리 가 있어. 네가 뭘 한다고 그래.”라고 무시하기도 하고 “아휴, 동생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라고 잠재적 가해자처럼 대하기도 합니다. 물론 첫 아이가 돕겠다고 한 행동이 오히려 부모의 할 일을 늘게 할 때가 많고 서툰 손길로 동생을 위험하게 할 수도 있으니 부모의 말이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첫 아이는 부모가 동생만 예뻐하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첫 아이에게 무조건 못하게 하면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 평소 동생에게 해 보고 싶던 것을 해 보다가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햇살이에게 누나로서의 귄위를 세워줄 수 있고, 요술이 육아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해 줄 수 있으며 동생을 돌
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 주기 위해서


“엄마 도우미 할래?”

 

라고 말했습니다. 엄마의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 햇살이는 엄청 열심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며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햇살이 뿐만 아니라 엄마도 옆에서 기저귀도 가져다주고 비누도 챙겨주는 햇살이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도움을 준다면 너무나 고맙고 편하기도 하지요. 고맙고 편하다고 느끼는 순간 첫 아이에게 앞으로도 계속 도우미 역할을 기대하거나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이건 절대로 금지입니다. 햇살이가 엄마의 도우미로 역할을 잘하고 있지만 이것은 소꿉놀이나 인형놀이에서 아기를 돌보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하니까 자신도 엄마와 같이 해 보고 싶은 것일 뿐입니다. 이걸 모른 채 ‘역시 첫 아이는 뭐가 달라도 다르네.’라고 생각하 과한 역할을 요구하게 되면 오히려 첫 아이는 자신을 심부름꾼으로 대한다며 화를 내고 불만을 토로할지도 모릅니다. 엄마 도우미 역할은 이에게 엄마와 함께 하는 즐거운 놀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즐거운 놀이이므로 역시 마무리도 신나는 공놀이로 하였습니다.


 동생이 생기면 동생에게 해야 하는 부모의 역할이 생깁니다. 부모는 이 역할에 충실하려 노력하면서 아이 둘을 키우는 부모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게 됩니다. 모성도 부성도 아이와 함께 자라는 것이지 처음부터 있던 것은 절대 아니니까요. 동일한 개념으로 동생이 생겼을 때 첫 아이에게도 형제자매남매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절대로 억지로 형제자매남매의 역할을 줄 수도 요구할 수도 없는 것이지요. 첫 아이가 형제자매남매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힐 때 그 의견을 존중해 주고 첫 아이도 동생도, 이 두 아이를 돌보는 부모도 불편하지 않도록 서로의 역할을 분명히 정해 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서로 더 친숙해지고 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답니다. 

 

[오늘의 양육표어 - 역할참여 욕구충족 역할분담 안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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