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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토v Sep 11. 2019

동기 부여는 회사가 책임져 주세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바쁘거든요


일하기 싫어요.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어주세요.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에 적응하는 방법

하고 싶은 일이 제일 중요해요

 밀레니얼 세대인 나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동기 부여가 되는지가 중요했다. 그건 첫 직장에 들어가서 일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회사가 나에게 동기 부여해주기를 바랐다. 회사의 미션과 비전은 무엇인지,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회사가 내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어른들은 내가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왜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지를 설득해왔기 때문에 그게 익숙했으니까.


 특히나 내가 TV에서 보던 '직장'이라는 곳은 노동자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고 복지 혜택을 제공할 의무가 있었다. 주변 어른들도 항상 '호구 되지 말라'면서 자기 권리는 자기가 챙겨야 한다고 신신당부해왔다. 그러니 일하기 좋은 환경을 요구하듯이, '일하고 싶은 마음, 동기 부여' 또한 회사에 당당히 요구하는 건 내게 당연한 일이었다.


회사에서 나에게 뭘 해줄 수 있나요?


 그래서 스타트업에 입사하고 난 뒤 회사에 이것저것들을 요구했다. 그러나 뭐 맡겨놓은 듯 요구만 하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어린아이처럼 철없는 생각인지는 금방 알게 되었다. 나는 직장, 직업, 일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완전히 모르고 있었다.


 회사에 근로자가 이것 저것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당연하다. 회사가 구성원의 꿈을 경청하고 지원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바라기만 하고 책임질 생각은 전혀 못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권리만 알고 책임을 몰랐다”




권리만 알고 책임은 모른다는 것

출처 : YouTube_Jordan B Peterson

(영상 링크)

 내가 첫 직장으로 스타트업에 입사하고 느낀 건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 일터'라는 것이다. 내가 알던 회사라는 곳은 직원들을 케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사내 교육도 제공하며,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늘 어떤 권리를 챙겨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회사는 돈을 버는 치열한 일터이고 직원에겐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책임이 있었다. 나는 그 책임을 직장에 들어가고 나서야 알았다.


 그렇게 깨닫고 나니 '일하고 싶은 마음'은 오히려 회사가 나에게 요구할 수 있는 내 책임이기도 했다. 회사도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하지만, 직원 또한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든 뭘 하든 노력해서 성과를 만들어낼 책임이 있는 것이다.


아마추어가 일을 하지 못하는 수많은 변명을 이야기할 때, 프로는 그냥 한다.
프로는 해야 하는 일이면 그냥 한다.


내가 이전까지 입에 달고 다녔던 말들은 아마추어 같았다.

- 시간이 없어서 못 했어요. 업무량을 조정해주세요.
-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에요.


그 시간에 프로들은 핑계 대지 않고 일을 했다. 누구에게 물어도 그들은 비슷하게 대답했다.

- 영감이 중요하다고? 그런 게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 일을 왜 하냐구요? 그런 게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일터에서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지 못하면 팀 전체에 피해를 준다. 내가 스타트업에 입사할 당시 회사 매출은 5억 원 정도였는데 퇴사할 때엔 연매출이 60억 정도로 성장했다. 그만큼 모든 팀원이 성장을 위해 합심해서 뛰어야 하는 게 스타트업인데, 일할 마음이 안 든다는 이유로 뒤쳐져 있으면 그야말로 팀 전체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어쩌면 동기 부여가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동기 부여를 하든 뭘 하든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 그게 프로다.


 밀레니얼 세대로서 나에겐 항상 동기 부여가 중요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면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프로가 되려면 나중엔 필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지금은 스스로 동기 부여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난 직장 생활에 스스로 동기 부여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했다.




권리 따지며 일 안 하는 아마추어,

책임 지고 일하는 프로.

핑계 대지 말고 할 일 하자


 처음엔 회사에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개선 사항과 권리만 요구하다가 두 달 만에 퇴사하겠다고 얘기했었다. 그때 마음을 고쳐먹은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나에게도 회사의 문제에 대해 구성원으로서 책임이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표도 옆에서 같이 야근하고 고생하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더 와 닿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함께 힘들어하고 있는데 내가 무슨 권리라도 있는 것 마냥 해결을 요구하는 게 철없는 생각이라는 걸 알았다. 같은 구성원끼리 서로 도와 난관을 헤쳐나가는 게 더 성숙한 생각이니까 말이다.


 그때부터 나는 스스로 '책임'을 지기 시작했다. 문제가 있으면 불평하기 전에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을 해결했고, 불만을 이야기할 때엔 항상 대안을 가져갔다. 회사에 체계가 없어서 직원의 권리를 못 챙겨주면 내가 체계를 기획해서 제안했다. 이것저것 핑계 대며 일 못한다고 칭얼거리기 전에, 공동의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러자 동기 부여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어린애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일이라면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하는 프로의 모습을 본받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일'만 찾느라 보지 못했던 '해야 하는 일'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했다.




동기 부여는 회사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동기 부여를 원하는 건 전혀 잘못되지 않았다. 다만 철없는 밀레니얼로서 나는 서른이 가까워질 때까지도 권리에만 익숙하고 책임에는 미숙했다. 그래서 일을 해야 하는 직장에서조차 '일을 하고 싶게 만들어달라'는 권리가 있다고 착각해 요구했다. 하지만 동기 부여는 회사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내가 직장 생활에 어떻게 스스로 동기 부여(Self-Motivation)했는지에 대해 경험과 노하우를 적었다. 나도 아직 모르는 게 참 많지만 적어도 나랑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가까운 사람들에겐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직장 생활에서 스스로 동기 부여하는 방법


다섯 가지 키워드를 뽑아보았다.
1. 우선순위  :  포기할 수 없는 핵심가치를 찾아라.
2. 커리어 디자인  :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지금의 경험이 어떻게 도움될지는 남이 알려주지 않는다.
3. 밸류 체인  :  내가 회사에, 시장에,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야 보람을 느낀다.
4. 책임 떠맡기  :  쓰레기가 보이면 내가 먼저 치운다. 이제 여기는 내 방이니까.
5. 업무 방법론  :  일을 잘해야 재미도 붙는다.




1. 우선순위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가치를 찾아라.


 사람마다 동기 부여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가치는 다르다. 누구는 야근이 많을 때 동기를 잃을 것이고, 누구는 도전적인 과제 없이 지루한 업무만 반복될 때 동기를 잃을 것이다. 우리가 먼저 할 일은 동기 부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내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하는 일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동기를 잃게 만드는 자잘한 것들' 말고 핵심 가치만 추려내야 한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다 싫어요


 직장이라는 곳이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먼저 인정하자. 예를 들어서 내가 다닌 스타트업은 일이 많아서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했다. 대신 나에게 중요한 핵심 가치는 더 많은 경험과 성장이었다. 그래서 일이 많더라도 그 부분은 감수하고 대신 일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그 정도 업무량은 내게 일을 못할 정도로 '중대한 요소'까진 아니기 때문이다.

김 행복씨, 어디 있나요?

 반대로 내 친구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중요했다. 그 대신 업무가 루틴하고(반복적이고) 단순해서 지루했지만 감수하고 다녔다. 그 친구에게 크리티컬한 요소는 재미나 성장이 아니라 워라밸이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 친구가 워라밸도 중요하고 업무도 창조적이며 재밌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일하기 힘들 수 있다. 둘 다 포기할 수 없을 만큼 본인에게 중요하다면, 둘 다 만족하는 직장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훌륭한 직장에 들어가기는 참 어렵다. 좋은 회사는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고, 뛰어난 인재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여러 회사들을 거치며 커리어를 쌓는다.


 그래서 내가 본 뛰어난 사람들은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어요'처럼 불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커리어 패스의 한 과정 속에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개 직장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면서 선택한다. 하지만 큰 고민 없이 직장을 선택한 사람들은 자신이 어떠한 과정 중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직장에서 최선을 찾는다. 이것도 개선되어야 하고, 저것도 개선되어야 하고, 불만 투성이다.


즉, 제대로 일에 몰입하고 스스로 동기 부여하고 싶다면


 1) 커리어를 디자인하고

 2) 지금은 그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자.

 3) 모든 직장이 완벽할 순 없다는 걸 받아들이자.




2. 커리어 디자인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지금의 경험이 어떻게 도움될지는 남이 알려주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 평생직장이 없어진다는 말은 10년 전부터 들어왔다. 한 회사에 20년씩 머무는 시대가 지나가고 여러 회사를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내 몸값을 올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대수명인 100살까지 살려면 은퇴 이후에도 무슨 일을 할지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대 사회에서 커리어 디자인, 커리어 설계는 이제 흔한 단어다.


 이젠 회사에서도 직원들의 5년, 10년 커리어 패스(Path)를 걱정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가 자신이 걸어갈 길을 관리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커리어 디자인을 실패했다.


어? 이 길이 아니네.

퇴사를 결심하게 된 것도 커리어 디자인을 잘못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다음 스텝에 도움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완전히 동기를 잃어버렸다.


 처음엔 나름의 커리어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야근이 많은 것도, 복지 혜택이 적은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회사에서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키고 내 커리어를 레벨업 시킬 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직장에서의 커리어가 별로 경쟁력 있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자 전혀 일할 마음이 안 생겼다. 그만큼 커리어 디자인이 동기 부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그래도 재직 중에는 나름 일과 회사에 몰입도가 높은 편이었다.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또래들은 더 힘들어했다. 현재의 고난과 시련에 대한 당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난 '내가 왜 이 회사를 선택했고, 이 선택이 앞으로의 길에 어떻게 도움되는지'에 대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거나 좋아서 하는 일 정도의 당위성보다는 현실적이지 않을까?

 



3. 밸류 체인

내가 회사에, 시장에,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야 보람을 느낀다.


 신입 물이 안 빠졌을 때 난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될 줄 알았다. 솔직히 내 회사도 아닌데 회사가 잘 되는 것보단 내가 잘 되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시키는 일 잘하고 빨리 승진하려면 어떡해야 하는지만 고민했다. 다행히 얼마 못 갔다. 잘 되는 건 커녕 일에 치여서 육체와 정신이 불타는 번아웃(Burn-out)을 겪었기 때문이다.


 신입일 때는 간단한 일도 간단하게 못한다. 처음 하는 일도 많고 긴장하느라 쉬운 일도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잘하고 싶지만 따라주지 않는 내 머리와 몸에게 좌절하고 만다. 그러면 전형적인 '한 치 앞' 밖에 못 보는 신입사원 완성이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는 직장 생활이 쏜살처럼 3개월, 4개월- 지나가고 나면 내가 뭘 했는지도 모르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주어진 일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비록 작은 역할일지라도, 소소한 업무일지라도 가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기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면 얼추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영업 사원은 제품을 실제로 고객에게 파는 일을 한다고 할 것이고, 마케터는 고객의 구매 욕구를 끌어내는 일을 하는 등등 각자 업무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자기만의 정의를 잘 설명하리라.


나 그거 아는데?
다 아는 것들이구만


그렇다면 자기 일의 가치를 크게 느끼는 사람과, 잘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포인트는 자기 직무가 뭐하는지만 아는 게 아니라

회사의 밸류 체인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시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까지 아는 것이다.


※ 밸류 체인(Value Chain)이란 쉽게 얘기하면 기업에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투입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자동차 엔진을 개발하고, 차체를 조립해서, 고객에게 홍보하고, 판매/배송하는 등의 모든 과정이 밸류 체인이다.


 즉, 우리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이 회사에 어떤 업무들이 진행되고 있고, 내가 그 속에서 어떤 파트를 담당하는지 아는 게 첫 번째다. 이에 대해서는 이 글(스타트업에서 그렇게 일하면 안 돼)을 참고하도록 하자.


 나아가 자기 업무의 가치를 크게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의 제품/서비스가 시장 안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까지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서비스를 홍보할 때, 내가 하는 홍보 업무가 브랜딩에 기여하고 판매 실적을 높일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하지만 그냥 홍보 업무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는 식이거나 회사에서 홍보팀이 뭘 하는지 정도 아는 건 동기 부여 수준이 낮다. 제대로 일에 몰입하려면 홍보팀 차원에서 생각할 게 아니라 기업가 차원에서 사고해야 한다.


 내 이전 직장에서는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창업 전반의 프로세스를 교육했다. 만약 자기 직무에서만 생각한다면 우리 서비스는 그냥 말 그대로 예비 창업가에게 창업의 A to Z를 교육하는 서비스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가 차원에서 시장 안에 우리 서비스가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있는지 이해한다면 우리 서비스에 대한 홍보 문구도 달라지고, 동기 부여도 전혀 달라질 것이다.


Ex. 이전까지 성장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얘기 따위만 있고, 창업 런칭하기 이전의 ‘예비 단계에는 체계적인 교육/지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BM 특강, 사업계획서 특강처럼 파편화된 강의만 존재했던 것을 체계화하여 아이템 발굴부터 런칭까지 7단계로 정리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예비 창업 단계에서 창업이 망하는 가장  이유가, 창업에 대한 체계가 없어서 자원을 허튼 곳에 낭비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시장도 없는 제품을 만들어놓고 홈페이지 홍보에 돈을 쓰는 식이죠. 우리는 창업 런칭 이전의  예비 창업 단계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창업 실패 리스크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 시장 안에 다른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해왔고, 우리는 어떻게 다르게 하고 있는지, 우리 서비스가 왜 가치 있는지 이 정도 수준 이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당연히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전 그냥 홍보 담당인데요'가 아니라 '국내 예비 창업 단계의 교육 시장을 혁신하고 있어요'라고 말하지 않을까?


 기업이 먼저 우리 회사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어떤 미션이 있고 비전이 있는지 설명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하지만 지금은 직원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스스로 동기 부여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해서만 적겠다. 회사도 미션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직원도 회사의 가치를 탐색하고 찾아내야 하는 게 글의 요지다.




4. 책임 떠맡기

쓰레기가 보이면 내가 먼저 치운다. 이제 여기는 내 방이니까.


이번 파트에서 말하려고 하는 '책임 떠맡기'는 정말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내키는 사람만 하면 된다.


 책임 떠맡기라 함은 회사 안에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로 돌리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나서서 떠맡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까 다른 팀의 문제라든가, 경영진의 문제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니까 이 파트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엔 직장과 내가 만드는 서비스에 최고 수준으로 동기를 끌어올리는 베스트 방법이었다. (작은 조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도 있다)


 처음 스타트업에 입사했을 때 회사엔 문제가 많았다. 질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매출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직 문화나 복지, 체계를 잡는 일들은 후순위로 밀렸다. 사실 이렇게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야근도 하고, 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는 게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큰일났다. 언제 탈출하지?

 그러다 보니 입사하자마자 회사에 불만이 쌓여만 갔다. 제대로 된 신입 교육도 없고, 문서를 정리하는 정해진 양식도 없고, 일이 처리되는 프로세스도 없다니 충격이었다. 그래서 경영진에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열심히 피드백했다. 그러나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게 회사냐'고 생각하면서 도저히 일할 마음이 나지 않았고 탈출해야겠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난 당연히 '경영은 경영진의 몫'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 담당자한테, 이를 테면 인사 담당자에게 혹은 CEO에게 일에 대한 처리를 요구했다.


Never feels 'That's not my job'
- Netflix


 불행인지 다행인지, CEO랑 매일 함께 야근한 덕분에 생각은 금방 바뀌었다. 문제를 누가 해결하든 무슨 상관일까? 사무실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내가 치울 수 있다면 내가 치워버리면 되는 거 아닌가. 비록 그게 내 업무도 아니고, 내 권한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내 권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내가 해결했다. 내 권한 밖의 문제는 대안을 생각해보고 경영진과 공유했다. 오케이 하면 시행하는 거고 아니다 싶으면 경영진이 해결하든가 조치를 취하면 됐다. 난 조직 구성원으로서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문제에 대한 높은 수준의 책임을 지고자 했다. 그러자 완전히 관점이 달라졌다.


 회사에 있는 문제들은 나와 팀원들이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 더 이상 회사에 요구하고 불평불만할 대상이 아니었다. 회사에 요구하더라도 불평만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과제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자 회사에 대한 책임감과 애착이 생겼다.


 동기 부여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책임 떠맡기는 두 가지 장점이 더 있다.


 1)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다.

  : 회사에 정해진 양식이 없어서 매번 팀원들이 만드는 각각의 자료를 취합하기가 어렵다면? 회사에 양식을 정해달라고 떼쓰기 전에 내가 양식을 만들어서 컨펌받고 배포하면 된다. 당장은 내가 할 일이 늘지만 장기적으로는 일이 줄어들고 내가 편하다. 양식 통일 같은 기본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반짝 일을 더 한 대신에, 시간이 갈수록 일이 줄었다. 내가 일하기 편한 환경으로 싹 바꿔놨기 때문이다.


 2) 회사에서 힘이 생긴다.

  : 누군가의 골칫거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그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과 같다. 경영진이 해결하고 싶은데 손대지 못하는 문제를 내가 해결한다면 나는 경영에 참여하는 꼴이다. 회사에 내가 만든 규칙과 양식, 매뉴얼들이 늘어나면 다른 구성원들은 경영진이 아니라 나를 찾아온다. 내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의 의사결정권이 늘어나면 자연히 회사 안에서 원하는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다. 난 내가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봤다. 승진도 하고 팀장도 하고 PM도 하고 영업도 하고 강의도 하고 심사위원도 하고 책도 썼다. 먼저 나서서 했기 때문이다.


내 일이 아닌 문제들에 대해서 책임을 떠맡는 것, 그것은 내가 스스로 일과 직장에 동기 부여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비법이다.



5. 업무방법론

일을 잘해야 재미도 붙는다.


일을 더럽게 못하면 당연히 하기 싫어진다. 일을 잘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이다.


 신입사원이 업무 실력을 향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만의 업무방법론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일이라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이미 시중에는 업무방법론에 대한 학습 소스들이 많이 있다. 기본적인 사항들을 폭넓게 학습하며 그중에서 내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특히 나는 융통성 있게 빨리 적응하는 그런 편이 아닌지라 고생을 많이 했다. 대신 난 무슨 일을 하든 첫 2개월이 지나고 나면 남들보다 빠르게, 더 높게 성장한다. 공부든 취미든 일이든 마찬가지였다. 나름의 노하우는 처음 2개월 동안 일하는 방법 자체에 대해 고민하면서 계속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즉, 나만의 업무방법론을 만든다.


업무방법론에 대해서는 이 글(일 잘하는 사람들의 Task관리법)을 읽어보면 좋다.

 일을 더 효율적으로 빠르게 끝내는 것에 대해서는 이 글(스타트업에서 왜 레버리지를 안 해?)을 읽으면 좋다.

 



정리하자면...

동기 부여는 회사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로서 항상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닌지를 따지며 살아왔다. 그래서 일을 할 때에도 동기 부여가 중요했다. 만약 일에 동기 부여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회사에 동기 부여까지 요구했다. 마치 그게 내 권리인 것처럼 말이다.


이 회사를 내가 왜 다녀야 하는지 설득해보세요
안 그러면 퇴사할 거예요


 하지만 최고의 기업에서는 항상 최고의 인재를 찾고,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들을 채용한다. 프로들은 알아서 Self-Motivation하고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자신의 일을 남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그들은 권리를 따지기 전에 먼저 책임을 지고자 한다. 제대로 된 프로가 되고 싶다면 나 또한 그렇게 돼야 한다.


내가 당신에게 왜 월급을 줘야 하는지 설득해보세요
안 그러면 해고할 거예요


 동기 부여는 회사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이나 자아실현은 자기가 알아서 하라.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다. 나는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나는 프로가 되고 싶은 걸까?
아니면 돈 많이 주고 칼퇴하는 직장에 다니고 싶은 걸까?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의 비중은 얼마가 적당할까?
해야 하는 일만 하다가 인생을 낭비하게 되진 않을까?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멈춰 서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인생 겁나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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