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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orba Jun 11. 2024

운동은 회전

퇴근하고 집에 가려했다. 사촌 형한테 밥 같이 먹을 겸 전화를 했는데, 갑자기 아는 형이랑 축구 연습을 하러간다했다. 나도 같이 쫄래쫄래 따라갔다. 지금껏 축구를 오랫동안 해왔지만 누구에게도 공을 잘 차는 법에 대해 배우지는 못했다. 오늘 그 형을 만나기 전까지는.


힘을 안들이고 공을 잘 차는 방법은 발이라는 면을 공 밑의 선에 정확히 맞추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공에 정확히 발을 갖다대기 위해서, 결국 공에 맞는 발의 면적을 넓히기 위해서는 오른발잡이 기준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서 발을 눕혀야 된다고 했다. 그 다음에 힘을 최대한 싣기 위해서는 디딤발을 열어놓고 몸의 회전을 이용해서 스윙해야된다고 했다. 최근에 시작한 테니스와 원리가 비슷했다. 몸의 회전을 활용하여 공에 정확히 임팩트 하는 것. 어느 운동이나 기본 원리는 똑같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한 3시간 동안 볼만 찼다. 무언가의 원리를 제대로 배우고 운동을 하니 또 다른 재미었다. 어서 수요일에 필드에 나가서 오늘 배운 내용을 써먹고 싶어졌다. 


다만 오늘 헬스와 축구를 너무 무리해서 했는지 몸의 특정부위가 많이 쑤신다. 아마 몸의 근육을 잘못 쓴 것 같다. 이렇게 또 부상당하면 한동안 운동을 못할텐데, 몸을 막 쓴 내 자신이 참 미련하다. 그래도 요즘 운동을 참 꾸준히 하려고 하는데, 정신이 많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사람과의 약속도 거절하지 않으려 하는데, 누군가 새로 만날 때마다 한가지씩을 꼭 배운다. 오늘 만난 형은 사람이 참 선해보였다. 몸도 엄청 크고 남자다운 형이었는데 말에 자신감이 넘쳐있다는 게 느껴졌다. 밥을 먹으면서 한 말 중에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너가 할 수 있는 걸 하지말고 해야하는 걸 해야해. 안 그러면 몸에서 썩은내가 난다.' 말을 듣고 내가 지금 일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는건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아마 전자처럼 행동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치 국어는 1등급이고 수학이 5등급인데, 국어를 잘한다고 그것만 죽도록 공부하는 사람마냥. 다행히 몸에서 악취는 안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면 나중에 나이먹고는 정말 그렇게 될지도 모르겟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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