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의 것
내가 좋아하다 못해, 애정하는 이말년 작가 아니, 침착맨은 학창시절의 경험을 풀면서, 말한다.
“안산은 이게 일상이야”
비인가 사설 톨게이트(?), 학원차에서 손가락 욕을 날리는 초등학생들…
베트남에서 약 3년 반 정도 거주한 내가, 베트남에 대해 보고 느낀 것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베트남에선 이게 일상이야”
시작해본다.
베트남에서의 삶은 ‘날것의 것’이라는 표현이 꽤 유효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꾸밈없이 그대로의 것을 즐기고, 소비하는 것이 많아서 그런데,
이것을 가장 많이 느끼는 때는 식사할 때다.
Gà mạnh hoạch(베트남식 치킨)은 내가 닭 한마리를 온전하게 튀겼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닭목’과 ‘닭발’이 날것의 그 상태로 들어있다.
한국에서도 닭발은 잘 몰라도, 닭목은 당연히 들어가는 느낌이지만,
여기서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정말 날것의 닭발과 닭목을 마주할 수 있다.
동물을 주로 다큐멘터리로만 접했던 나는
실제로 닭의 발톱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고 살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닭의 발톱은 이렇게 생겼군”
내가 어렸을 때부터 접했던 생닭은 ‘목이 없고, 발이 없고, 털 없는 상태의 닭’이었다.
여기서의 생닭은 ‘날것의 것’ 온전함 그 자체다.
처음에는 좀 뜨악했으나, 지금은 숨쉬듯 자연스럽다.
이따금씩 마트에 가서 ‘내가 예전에 알았었던 형태의 생닭’을 마주할 때면,
“닭발 발바닥이 제일 맛있는데… 그걸 못 먹네”
라는 생각이 앞선다.
베트남 음식 중
복잡한 요리 과정은 없으나,
재료가 본래 가진 맛을 살리는 음식도 많다.
Be Thui(송아지 훈제)가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요리 방법은 한줄로 설명 가능하다.
“송아지를 쇠 봉에 꽂아서, 바베큐 훈제를 한다.”
진리는 간단하다.
이 음식이 신기한건 따뜻할 때는 따뜻해서 맛있고,
식었을 때는 식어서 맛있다.
Be Thui를 요리할 때는 꽤나 장관인데,
아무리 송아지라고는 하지만,
덩치 큰 가축을 그대로 바베큐 하는 모습은
우리가 만화에서나 보던 장면같다.
곁들여 먹는 채소는 또 얼마나 달달한지 모른다.
어떤 가미를 하거나, 조리를 한것은 아니지만,
정말 맛.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베트남에서 많은 것을 ‘발견’ 했다고,
‘발명’과 ‘발견‘은 비슷한 듯 다른 단어다.
‘발명’은 아예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라면,
‘발견’은 기존에 있던 것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생각해보면, 요즘 많이 쓰는 샤워기 필터는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물건이었다.
샤워기 필터는 커녕,
수도에서 나오는 물을 그대로,
마시는 물로서 쓰이지 않았던 가!
인간들은 굳이굳이 세균을 찾아내서는
“내가 써왔던 것이 이렇게 더러운 것이었다니 젠장!”
하는 것이다.
붙어 있어야 할 것이 붙어 있고,
단순하지만서도 맛있는 조리 방식들을 보며.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게,
진리는 아니었다는 것을 ‘발견’해가면서,
많이 배운다.
베트남에서는 ‘발견’이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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