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선 이게 일상이야_12
베트남에서 스타벅스는
소위 잘나가는 브랜드는 아니다.
이유야 여럿 있겠으나,
가장 큰 요인은 대체제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스타벅스를 좋아한다고 까지는 말 못하겠으나,
나는 스타벅스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일단 어딘가에 앉아 있어야 할 때’
‘해외에서 해매고 있을 때’
‘맛없는 커피를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인내심이 바닥일 때‘
스타벅스에 가면 참 좋다.
내가 아는 편안함이 있고,
음악이 있고,
익숙한 맛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에 가는 일은 손에 꼽도록 적다.
이유는 앞서 말했 듯
‘대체제가 너무나도 많아서 굳이’ 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디폴트 메뉴인 한국과는 달리
로컬 카페에선 아메리카노를 찾기 힘들고,
프랜차이즈 메장에 가도
에스프레소 머신 기계 기반이 아닌,
드립 커피 Cà phê Phin이 주를 이루는
베트남에서 스타벅스는 더욱 살아 남기 힘든
포지션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베트남 내에서 스타벅스 격의 포지션은
‘Phúc Long’이 맡고 있다.
Phúc Long은 사실 꽤 오래된 브랜드인데,
실제 유명세를 타고,
무서운 기세로 많은 가맹점이 설립되는 시기는
2015년 이후이다.
Phúc Long에서 커피도 팔지만,
메인 메뉴는 ‘차’를 베이스로 한 음료다.
베트남에서도
‘차‘를 많이 마시긴 하나,
소위 말하는 아재 입맛에 맞춘 ‘차’가 많아
차를 마시는 것이
약간은 올드한 느낌이었지만,
버블티의 유행과
Phúc Long의 유행 덕분에
차를 즐기는 1020 세대가 많아졌다.
Phúc Long의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보통 카페에서 30,000동(약 1,500원) 이하의
음료가 대부분이고,
길거리에서 마시는 음료의 경우
10,000동(약 500원) 정도의 물가의 국가에서
70,000동(약 3,500원)의 가격대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가격대인 것은 사실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밈이
현지에서의 인기를 대변해준다.
기본적으로 음료가 맛있는데다가
브랜딩이 잘 되어 있고,
서비스도 대체로 친절하다.
매장 위치는 핫 플레이스에 있거나
주변을 핫 플레이스로 만든다.
얼핏 들어보면 흔해빠진 이유만 있어보이나,
정말 특별한 이유가 하나 있는 데
그것은 바로,
‘차‘를 직접 재배하여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접 로스팅을 한다.’
‘공정무역 커피를 제공한다‘
이런 류의 카페는 더러 보였으나,
‘차’를 직접 재배 후 유통하여
소비자까지 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Phúc Long을 특별하게 해준다.
Phúc Long 마크에 적힌
Since 1968은 첫 매장 오픈이 아닌,
Phúc Long의 출발인 차, 커피 제배가 시작 된 시점이다.
전 세계에 유일하지는 않겠지만,
원재료의 출발 부터 소비까지
모든 과정을 컨트롤 하는 Phúc Long 카페는
그 자체로서의 유니크 함과
자국 브랜드라는 자부심이 더 해져
더욱 특별한 카페로서
베트남에서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