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국’ 드셔보셨나요
하와이안 피자는 그 존재 자체가
하나의 밈이 되었다.
뜨끈한 파인애플의 맛은 처음에는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훌륭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이 의견은 내 친구들 사이에선 반려당하기 일쑤다)
하와이안 피자 혐오파의 수장 ‘고든 램지’ 조차도
자신의 피자가게에 파인애플 피자 메뉴가 있는 것을 보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베트남에는 과일 반찬이 많다.
인류는 분명,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파인애플 국’은
처음에는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과일을 따뜻하게, 더 나아가 뜨겁게 먹는 것은
경험해본바가 없어,
머리 속에서 상상하면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머리 속에서 ‘404 not found’ 오류가 나기 십상이다.
지금은 이 국에 익숙해져서,
느끼한 것을 먹을 때는 나서서 찾게 된다.
한국에서 과일은 왜 반찬으로 쓰이지 않는 걸까
과일이 귀해서?
실제로 비싸기는 하지…
돈 없는 학생 시절에는 과일 맘 껏 먹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굳이 굳이 찾아보자면,
단체 급식에 나오는 ‘과일 사라다’
(샐러드라고 말하면 어색하다)
하나 정도가 반찬으로써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나 싶다.
인류문화학자가 아니기에,
정확한 기원과 이유는 모르겠으나,
한국인에게 ‘과일로 만든 반찬’은 낯선 개념임은 틀림없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메인 요리에 항상 곁을 지키는
과일들은 조연이라기 보단,
뮤지컬 ‘더블캐스팅’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내가 좋아하는 ‘망고 생선 튀김’은
생선을 먹다보면, 망고가 먹고 싶고,
망고를 먹다보면, 생선이 먹고 싶어진다.
그러다 보면
그릇을 깔끔하게 비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