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6차 산행, 7구간 중재~육십령
지리산 천왕봉 구간을 가기 전에 연습용 코스라고 9월에 가려던 7구간을 비가 와서 못 가고, 천왕봉을 다녀와서 가게 되었다.
2024년 10월 26일(토) 5시 30분 산행 시작
7구간 거리가 20km이고, 천왕봉과 비슷하다고 해서, 약간 걱정을 했다.
아내도 거의 두 달만의 산행이라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직전 수요일에 러닝도 하면서, 이번 산행을 준비했다.
산행을 시작하고 후미대장님께서 조금만 가면 경관이 끝내주는 곳이 있다고 했다. 말씀으로는 백운산 정상에 가기 전인 듯 말씀하셨지만, 알고 보니 백운산 정상 근처에 가야 되는 거였다. 역시 산에서 '조금만 가면'이라는 말은 믿을 것이 못된다.
이번 산행의 고도표이다. 최고 높이 백운산 1,276m
아래는 1구간 천왕봉의 고도표이다. 최고 높이 천왕봉 1,866m
둘 다 6킬로 지점에 최고 높이가 있다는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천왕봉은 오르막 내내 평지나 내리막이 거의 없어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었다. 백운산에 오르는 길은 그래도 종종 평지와 내리막으로 허벅지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훨씬 수월하게 올라갔다.
백운산에 아주 조금 못 미치면, 2개의 산소가 있는데, 여기 전망이 백운산 정상보다 훨씬 멋지다. 저 멀리 천왕봉도 보인다. 대원들 모두가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정상이 바로 옆이라길래 이동을 했다. 정상이 더 경치가 좋을 것 같아서 그랬는데, 아내가 같이 사진 찍자고 부르려고 보니, 내가 이미 가버린 뒤라며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이번 산행은 오랜만에 산행에 함께한 아내와 후미에서 중앙을 오락가락하며 여유롭게 걸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맘 대원들과 무리를 지어서 갈 일이 많았다. 그런데 다들 에너지 젤 하나씩은 챙겨 오셨다. 살기 위해서 몸에 좋다는 것들을 하나 둘 챙겨 오는 모습이 대단했다. 모두 아프지 않고 파이팅 넘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도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기 전 수요일에 10Km 러닝을 했다.
천왕봉에 오르면서, 선두대장님에게 러닝을 해서 더 힘든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선두대장님 왈,
'러닝 한 덕분에 이 정도 하는 거죠.'
와우. 나도 살기 위해 러닝을 하고 있던 거였다.
게다가 잘 안 먹던 영양제도 마그네슘은 잘 챙겨 먹고 있는 나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평소에 좀 더 열심히 살고 있는 듯하다.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평소에 열심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