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조차 아닌

by 설다람

한 잔의 차가 갖는 시간을 기다렸다.

물에 비친 하늘이 천천히 돌았고,

그 속에서 기어다니는 것들은 이미 죽은 지 오래였다.

죽은 잘못을 책임지는

성실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출한 후회가 시들어가고,

마른 밤, 한 잔의 차가 갖는 시간도 모두 바닥난


지금


더는 부러지는 손가락을 가여워하지 않기를

더는 쓰러지는 어깨를 잡아주지 않기를


기도조차 아닌 모습으로

웅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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