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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 노튼 May 16. 2022

사랑은 독약처럼

부끄러움

오랜만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역시 글은 슬플 때 쓰고 싶어지나 봐요.

오랜 친구인 이별이 찾아왔거든요.

누구보다 친숙한 사이인데도 당신의 방문이 이리도 아픈걸 보니 다행히 아직 전 젊은이인가 봅니다.


그녀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아요.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의 감정을 망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사실 이것이 이별의 제일 큰 이유예요.

당신의 감정을 위해서 가끔씩 거짓말을 해왔어요.


진실은 독약 같은 거예요.

솔직한 감정을 말했을 때 언제나 당신은 제게 실망했어요.

그래서 마음을 꾸욱 누르고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을 했어요.

아름다운 당신이 눈물을 흘리는 걸 도무지 참을 수 없었거든요.

독약을 품고 있던 제 혀는 거짓으로 점점 가득 차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사소한 것도요.

친구와 게임한 걸 혼자 했다고 말하고.

졸리지도 않은데 잘 거라 말하고.

당신의 심기를 거스를 만한 어떠한 거리도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제가 당신의 완벽한 남자 친구였을 때, 전 자괴감에 시달렸답니다.


당신은 물론 환상적인 여성이었어요.

제 취미를 공유하려 노력하는 모습에 미래를 꿈꾸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조그만 거짓이 태산만큼 쌓여있었거든요.

당신이 사랑하는 다정한 남자 친구로 평생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어요.

거짓의 탑은 언젠가 무너져내려 당신과 나 모두에게 더 큰 아픔을 줄 거란 걸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당신의 질문에 너털웃음을 지었던 겁니다.

진실을 찾지 않고 어떻게든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거든요. 하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모든 제약에 맞선 사랑이었죠.

둘의 사랑은 같은 독약을 마시는 것으로 영원히 이어집니다.

진실을 쓰디쓴 독약이에요.

그래서 회피하고 싶죠.

하지만 사랑은 상대를 위해 독약을 삼키는 것인가 봐요.

그 결과가 죽음 일지라도요.


여전히 사랑해요.

하지만 당신을 붙잡진 못할 것 같아요.

부끄러워서요.

당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자신이.


너무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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