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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Apr 28. 2024

9-6, 사무실에 상주하는 프리랜서

프리랜서 기획자의 데일리 회고

프리랜서 기획자의 데일리 회고 (4월 4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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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2 월요일 "프리랜서의 하루는 24시간 이상"


프리랜서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최소 30시간 이상인 것 같다.

프리랜서로 본격적인 일을 하기 전에도, 개인 프로젝트와 퍼스널브랜딩에 도전하며

하루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있어서 손목이 아프기 십상이었는데

9-6 정규직과 다름 없는 회사 생활을 하게 되고

이전에 벌여놨던 일들을 함께 병행하게 되니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1시간의 점심시간 중, 겨우 30분만에 밥을 해치우고 자리에 앉아서 필요한 일들을 했다.

4월말~5월초 강의도 준비해야 하고.

5월부터 진행되는 모임도 준비해야 하고.

겸업을 하게 될 프로젝트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

사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거긴 한데…

주5일 풀타임 근무가 그 사이에 딱 껴있으니 참 피곤할 수 밖에 없다.


이런걸 보고 스불재라고 하던가….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준비하는 모든 일들이 내가 관심 있어서 진심으로 참여하는 일이라는 것!

20대 대학생 때부터 작년까지, 왠지 한가하면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마음에 없는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역시나 크게 흥미가 차오르지 않아서 중도 포기하거나, 시작도 전에 회피했던 일도 많았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 돌이켜보면, ‘무언가를 하는 나’에 심취해서

정작 내가 좋아하는 일보단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 자신을 잘 몰랐을 수도 있고, 알면서도 나를 바쁜 삶에 집어넣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괜히 모임에 나가서 눈치를 보게 된다거나.

프리라이더가 되지 않기 위해 마음에 없던 활동을 하게 되면서

내 시간도 아깝고, 팀원들에게는 더욱 미안한 상황이 많이 생겼었다.


그래서 올해 적어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동안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 집중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 적어도 두세번은 생각해보고 결정하자. 라는 생각을 했다.

또, 진행 중인 일이더라도 그게 흥미보다는 ‘책임감’이나,

‘해야하니까’ 의무감에 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포기해야겠다는 생각도.


그렇게 몇 가지 프로젝트는 정리하고, 집중해야 하고 잘 하고 싶은 일들을 시작하게 된 게 지금의 모습!

비록 그 결과 몸이 많이 피곤하고.. 쉬는 시간이 많지 않고, 평소보다 잠을 줄이게 되었지만 그건 아주 일시적인 현상이니까.

프리랜서의 삶은 정말 바쁘고 피곤하다는 걸 배웠지만 그만큼 여러 방면의 경험을 쌓는게 즐겁기도 하다.


앞으로 하나씩, 아마도 여름까지 쭉 진행돨 여러개의 프로젝트들.

눈 꼭 감고, 힘들고 피곤해도 건강과 멘탈의 중심을 잘 잡으면서 프리랜서로서 즐겁고 성취감 느끼는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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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3 화요일 "[!] 프로젝트 기간 절반 경과"


이번 주를 기점으로, 업무 정리를 1/2정도 마친 것 같다.

서비스의 정책을 파악하고 정리하는게 꽤나 지루하고 머리 아픈 일인데, 끝이 보이니까 한숨 돌리게 된다.

오늘은 팀장님이 나에게 ‘같은 일, 다른 서비스에서 또 하실 수 있겠어요?’라고 농담삼아 물어보기도 할 정도로

적성에 맞지 않으면 절대 하지 못할 일인 것 같긴 하다.


그래서 문득 다시 돌이켜봤는데, 이 일은 두번 연달아 맡기엔 너무나도 힘든 일 같다.

물론 서비스의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우리 서비스의 정책을 누군가 깔끔한 문서로 정리해준다는게 너무 좋은 일이겠지만

앱을 아예 처음 이용해보는 프리랜서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파악한다는 건 정말 기나긴 여정인데,

특히 직원들이 뒷단에서 알음알음 사용하는 용어까지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지금 일하는 도메인을 처음 접하기도 했고, 하드웨어를 함께 다루는 플랫폼이라 어려움이 두배가 되었다. 

하드웨어에 사용하는 부품과 펌웨어, 배터리 종류는 왜이렇게 많은지!

이걸 다 어떻게 물어보고 정리를 해야하나, 지난 업무 문서를 한참 뒤적이기도 했다.


언제나 친절한 챗GPT와, 언제나 이해하기 쉬운 답변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담당자분들 덕분에 큰 고비는 잘 넘겼지만 역시 서비스 뒷단에 펼쳐진 용어와 정책, 히스토리는 어마무시하다는 걸 또다시 느꼈던 하루였다.


4월말, 5월초면 이제 처음 협의했던 내용은 얼추 끝나게 될 텐데.

그 때 다시 문서를 하나하나 되짚어보면,

내가 짧은 시간 얼마나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을지 느끼게 될 것 같다.

정리한 문서 양식을 담당자분들이 잘 활용하고, 사용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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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5 목요일 "사무실 상주 프리랜서"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해서 비교적 조용했던 사무실.

덕분에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메신저도 (나만 그랬을지 모르지만) 꽤 잠잠했던 편이다.


그런데 문득 한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왜 프리랜서 서비스 기획자들은 프리랜서임에도 사무실에 상주 or 반상주하는 경우가 많을까?

사실 IT 기업이라면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출퇴근 인증 하는게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말이다.


이게 ‘신뢰’의 영역이라, 프리랜서는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하는게 맞다 라고 한다면.. 

그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을 인증해야 한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데.

그리고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이유는 ‘시간과 근무지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원을 구한다는 말 아닌가?


기획자는 개발자, 디자이너와 소통할 일이 많으니 상주를 원하는 서비스도 많겠지만

지금 나는 충분히 혼자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굳이 정기적인 회의 없이도 일이 잘 진행되고 있어서

집에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정해진 만큼의 일을 하는 것도 크게 문제가 없단 말이다 . . !


그럼에도 일반 직원들보다 사무실에 더 자주 얽매어 있는 나를 보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다.

심지어 여기 직원분들은 점심시간도 꽤나 정확하게 지키는 편이라

거의 60분만에 식사를 마치고 들어와 바로 오후 일정을 세팅하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프리랜서라는 위치와 달리 더 엄격하게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지키게 되는 것 같다.


유연한 형태의 근무를 바라보고 프리랜서 시장에 뛰어들었던지라,

예상보다 팍팍하고 타이트한 프리랜서 기획자의 일상에 꽤나 부침을 느끼고 있다.

(그 덕분에 더욱 규칙적이고 칼같은 시간관리를 하고 있어 좋은 점도 많지만!)


분명 회사 안에서 꿈꾸던 잘나가는 프리랜서의 삶은,

평일 낮에 헬스장에서 런닝머신을 하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카페에서 일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예상과 다른 점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오니 아직은 이런 일상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하려나.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라지만 가끔은 쉽게 살고 싶잖아요,,

프리랜서의 삶이 마냥 즐겁고 재밌기만 할 거라 생각했던 병아리 프리랜서의 현실 적응기를 쓰고 있다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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