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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승 Mar 11. 2019

'전략적 암기'의 기본적 방향

우리는 사실 전략적 암기를 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할 때 '암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연상암기법, 두문자암기법 등 암기 스킬에 대한 관심이 늘 끊이지 않는 것이 그에 대한 반증이다. 몇몇 효과 있는 암기 스킬도 있지만, 사실 암기는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효과적인 반복 전략의 문제다. 아무리 좋은 스킬이라도 효과적으로 반복하지 못하면 잊어 버린다. 일례로 두문자 암기법으로 열심히 외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두문자를 제대로 반복하지 않으면 두문자에 어떤 내용이 담겼었는지 기억할 수 없다. 오히려 헷갈리기만 하다.

 그렇다면 암기를 할 때에 효과적인 반복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공부를 할 때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러분은 이미 효과적인 반복을 거쳐 완벽한 암기를 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사람의 얼굴과 이름의 정확한 암기다. 국내외 연예인, 학교 친구, 직장 동료 등 적어도 100명의 얼굴을 보고 정확히 이름을 말할 수 있다. 만약 각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는 시험 문제가 있다고 하자. 여러분들은 꽤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여러분이 그 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메커니즘을 잘 분석하고 공부에 적용하면, 공부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일단 효과적이지 않은 공부 방법을 사람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방식에 비유해 보려 한다. 100명의 사람이 있고 그중에는 3-4쌍의 쌍둥이도 있다고 해보자. 전략 없는 공부의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했던 '기본서 10 회독' 혹은 '무한 회독'의 방법으로 이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정확히 외우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이 외우게 될 것이다.
 1. 100명이 순서대로 한 줄로 서있다.
 2. 1명씩 내 앞을 이름을 말하며 지나가고, 나는 외운다.
 3. 1번과 2번의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물론 계속 반복하면 정확히 외울 수 있다. 무한 회독도 분명 효과는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의미한 반복을 얼마나 해야 할지 알 수 없고, 쌍둥이가 지나갈 때면 자꾸 헷갈린다. '전략 없는 공부의 문제점'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은 절대로 저런 방식을 통해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정확하게 외우게 되었을까. 잠깐 생각해봐도 저런 식으로 외우진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다음과 같이 외웠을 가능성이 크다.
 1. 100명의 사람을 처음 만나 각자를 소개했을 때, 통성명을 하며 최대한 기억하려 한다.
 2. 학교 생활이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시 마주친다. 그때 '저 사람 이름이 뭐였지?'라는 생각을 하고 기억하거나 도저히 기억이 안 나면 직접 다시 이름을 물어본다.
 3. 1번과 2번의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앞서 지적한 방식과 마찬가지로 3단계로 나누어지고 반복이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2번째 단계가 확실히 다르며, 이것이 앞서 공유할 전략적 공부방법의 기본 방향이다. 이 방향은 실제로 우리가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쌍둥이를 만났을 때는 2번째 단계를 정말 많이 반복할 것이다. '얼굴이 좀 비슷했었는데, 그 애가 맞을까?'하고 이름을 불렀다가 틀렸을 경우 상대로부터 정정을 받는 경우가 반복되면, 쌍둥이의 얼굴도 정확히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전략적 암기의 기본 방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사실 영어단어나 한자를 외울 때도 이런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한쪽에 영어나 혹은 한자를 써놓고 반대편에 그 의미를 적은 뒤 의미를 손으로 가리고나서 영어나 한자만 보면서 그 의미를 떠올리는 방식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그렇게 영어단어와 한자를 외운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를 다른 공부에 적용해 공부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앞으로 이와 같은 방법을 공부에 적용한 '전략적 암기'를 공유할 것이다. 그전에 그 방법의 기본 방향인 위의 내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전략적 암기'를 더욱 잘 이해하여 공부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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