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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가엾음을 덮고 잠이 들었다.


누가 더 불행한지 말다툼을 하다가

가끔은 너의 가엾음이 나의 위안 되었다가,

서로의 불행을 이불삼아 덮고서야

우리는 가까스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 중에 가장 가엾은 사람은 누구일까.

세상의 끝자락에서 가장 불행한 이가 있다면

그를 덮어줄 기꺼운 이불 하나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만난 적도 없는 그가 마음에 밟힌다.

내가 불행해질 때마다,

누군가의 가엾음이 나를 살아가게 할 때마다

이불 없이 시릴 그 사람의 새벽이 눈앞에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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