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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Jun 05. 2023

공간에 취향을 재현한다는 것

오늘의 책은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내가 관심 있어할 것 같다는 엄마의 추천에 시작하게 된 책이었다.

나는 공간에 대한 전문성은 없지만 취향은 뚜렷한 편이어서 엄마가 이 책을 추천해 주신 게 아닐까 생각했다.


공간의 본질은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있습니다.
이 공간에 들어온 사람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가?’가 메시지이고, 콘셉트이며, 브랜딩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공간을 객관화하는 과정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공간에 담는 것입니다. 이는 거대한 기업이나 프랜차이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골목 어딘가에 있을 작은 가게에도 필요한 것이 브랜딩입니다.
일본의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즈노 마나부가 말했듯이 브랜딩을 위해서는 ‘보이는 방식을 컨트롤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지인의 매장의 공간 디자인을 도운 경험을 계기로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리 유명한 인테리어 업체라도 가게를 운영할 사람이 명확한 컨셉 가이드가 없다면 효과적으로 공간 표현이 어렵다며,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디자인에 대해 적어둔 것이라고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내 공간을 갖기를 꿈꾸는 사람이기에, 이 책을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큰 음악을 틀어놓은 공간만큼이나 정적이 흐르는 공간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줍니다. 모든 행동이 소리로 드러나게 되어 행동이 위축되고 마음이 조급해져 공간을 빨리 벗어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레스토랑에 방문했을 때 적막에 가까운 조용한 분위기가 흐른다면 포크와 나이프를 테이블에 내려놓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지고, 물을 마시고 음식을 씹어 삼키는 소리마저 크게 느껴져 제대로 식사를 즐기거나 소화를 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을 다시 방문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청각은 수많은 소음 가운데 듣고 싶은 소리만을 골라서 들을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넓고 사람이 많은 카페에서 마주 보고 있는 일행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주위의 소음이 이러한 청각의 기능을 방해할 정도로 크다면 그곳 역시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공간이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작은 규모의 카페나 식당에서는 매출에 대한 욕심 때문에 테이블 사이의 간격을 줄이고 테이블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동안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면 일행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가 없게 되고, 큰 목소리로 대화를 하게 되어 빨리 지칩니다.

음악을 잘 안 듣는 나로서는 이렇게나 음악의 역할이 중요한 줄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유난히 귀에 들리는 음악이 있는 공간이 있었던 것도 같다.

음악뿐만 아니라 조도 역시 신경 써야 한다고 한다.

조명의 위치와 색상등을 꼭 고려하라는 실전에 유용할 팁이었다.


서비스 디자인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페르소나’라는 가상의 소비자를 설정하고 그 입장에서 공간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며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그들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매장 안에 상품을 배치하고 소비자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테리어 도면의 동선에 의지하기보다 직접 매장 입구에 서서 공간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경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때문에 매장을 오픈할 때나 운영할 때, 집기의 위치나 상품의 위치가 계획했던 도면과 달라지는 경우들은 비일비재합니다.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은 고객의 동선이 A3 종이가 아닌 현장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부분은 좀 자신 있었다.

왜냐면 나는 일평생 소비자였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 사는 덕분에 핫한 장소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동네 카페가 아니고서는 재방문하는 카페가 손에 꼽을 만큼 매번 언제나 새로운 공간을 찾아다닌 경험이 이럴 때는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했다.


작은 공간 안에 너무 많은 것들을 채워 넣으면 공간의 크기에 비해 시각적 자극이 많아지고, 결국 시선이 꽂히지 못한 채 매장만 둘러보고 나가거나 손으로 만져보기는 하지만 구매하지는 않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흐르는 매장’이 되어버립니다.
흐르는 매장이 되지 않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많은 상품이 진열된 가운데 마음에 드는 상품을 살펴보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습니다. 매장 안에서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작은 공간이 생길 수 있도록 주된 동선 외에 서브 동선이 만들어지는 상품 배치가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머무는 공간에는 상품이나 매장에 대한 광고물을 부착하면 더 효율적입니다. 또한 거울의 사용도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하며, 소비자의 동선을 유도합니다.

이것 또한 너무나 유용한 팁이라고 생각했다.

흐르는 매장.

사람들은 너무 많은 선택권이 주어지면 선택하기를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그랬던 경험이 있던 것도 같아서 신기했다.


스티브 잡스의 등장 이후 모든 산업 분야에서 디자인은 중요한 파트가 되었고 디자인 경영, 디자인 싱킹 등을 강조하며 경영진에게는 디자인 마인드를, 디자이너에겐 경영자 마인드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붐처럼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보여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 ‘비주얼’이라는 파트가 생겨났고, 그 역할과 범위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이것도 스티브잡스의 영향이라니.

정말 양파 같은 분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는 체크리스트를 다시 한번 되짚어준다.

매장디자인은

목적 - 무엇을 판매하기 위한 공간인가?

콘셉트 - 이 공간의 키 콘셉트는 무엇인가?

톤 앤 매너 - 어떤 컬러를 중심으로 디자인하고자 하는가?

구성요소 - 쉽게 말해 '인스타존'이 될 수 있는가?

비주얼요소는

외관 - 공간의 콘셉트가 외관에 표현되어 있는가?

윈도우 - 매장 밖의 소비자의 시선을 유도하는가?

인도어 - 포인트가 되는 비주얼 요소가 있는가?

소품 - 콘셉트를 표현할 수 있는 소품과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는가?

스태프 - 스태프의 유니폼이 공간과 어울리는가?

를 비롯해 보이지 않는 것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후각 | 청각 | 시각 | 촉각 | 미각

그리고 상품배치 (공간 효율성) | 동선 | 배려 (고령자) | 포장 | 스태프만을 위한 공간 등을 말이다.


또 저자가 추천할만한 공간들의 주소도 책 마지막에서 소개되어 있으니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찾아보거나 찾아가 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공간에서 오는 만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이 책은 전문가의 시선으로 공간을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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