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괜히 설레는지 모르겠다.
그래봤자 가게에서 장사나 할 거면서.
문득 받아 든 선물세트에 마음은 싱숭생숭
어디든 가고 싶고 누구든 만나고 싶고
뭐라도 하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늘 똑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일뿐이다.
소지품 몇 가지 챙겨서 훌쩍 어디론가 떠나는 상상을 해본다.
이왕이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면 좋겠다.
오랫동안 헤어져있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가는 길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네.
얼마 만에 가는 고향인가..
손가락을 꼽아 보니 14년이나 되었다.
잊어버리고 산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변해있겠지.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내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겠지.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쿵쾅쿵쾅
핸드폰 액정으로 슬쩍 얼굴 한번 비쳐보고
심호흡 크게 하며 그리운 이름 불러본다.
"미연아! 정난아! 금순아! "
상상을 하니 간절해진다.
괜히 상상했나...
그저
어디든 좋으니 아니, 어디를 안 가도 괜찮으니
일 년에 두 번뿐인 명절만이라도,
이 징글징글한 자영업자의 일상에서
해방이나 되었으면 나는 소원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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