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by 순임이

아빠,

나 엄마네 가는 버스 안이야.

할머니랑 한 이틀 있다가 치과 가는 게 급해서 허락 맡고 엄마네 집 가고 있어.

엄마가 치과 예약했다고 했거든.

돈 드렸냐고?

아직. 고민만 백만 번 하다가 일단 그냥 갖고 나왔어. 가방째.

아빠, 나 진짜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이거 내가 번 돈인데 내 맘대로 하면 안 되는 거야?

안 되겠지?...

아 몰라 몰라.


엄마 집에 거의 다 왔어. 아빠.

엄마 집에 이제는 막 가도 되냐고?

아.. 그 아저씨? 엄마랑 재혼해서 한동안 잘 사는가 싶더니 바람나서 집 나갔대.

지금은 림호랑 둘이 지내. 그것도 모르고 난 사이판에서 그 아저씨한테 선물하려고 시계도 미리 사놨었구먼.

쓸데없는 짓 한 거지.


아빠, 엄마 안 보고 싶어?

엄마는 아빠가 살아만 있다면 지구 끝이라도 찾아간다고 하던데.

후회되지 아빠? 좀만 참고 견딜걸 그랬지?

지금 살아있으면 얼마나 좋아.

이상하게 나이를 먹을수록 아빠의 빈자리가 느껴진단 말이야.

참 희한하지?


아빠, 오늘은 이만.

나 엄마랑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아.

내일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