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초코파이 바나나와 데이터, 그리고 형제

아들에게 들려주는, 품절 사태를 맞이하는 온라인 몰의 자세

by 노창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B급아빠, 식탁 위 두 개의 '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아니 이게 뭐야? 게으른 초딩들을 무더운 여름에도 몇 시간씩 동네 편의점들을 헤매게 한다는, 새 상품이 편의점에 들어오는 오후 3시가 되면 편의점에 진을 치게 만든다는, 몇 분마다 찾아와 재고를 물어 편의점 주인들이 초딩을 대하는 태도를 짜증스럽게 바꿨다는, 한더위에 아이들이 빵을 찾아다니는 게 안쓰러워 아이들을 유치원과 학교에 보낸 뒤 부모들도 편의점을 헤매게 만든다는, 바로 그 포켓몬빵?"


아빠의 이런 반응을 기대했던 둘째는 가슴을 펴고 흐뭇한 미소를 띤 채, 호들갑을 떠는 B급아빠에게 말한다.


"미술학원 다녀오는 길에 혹시나 하고 슈퍼마켓에 들렀는데 딱 두 개가 남았지 뭐야. 내가 이 정도지. 흐흐."


"그, 그래? 어디 맛, 아니 띠부띠부 씰 스티커 좀 볼까? 뮤츠 나오면 대박인데!"


포장을 뜯으려는 B급아빠의 손을 아내는 툭 치며 제지한다.


"그런 귀한 빵의 용도가 겨우 아빠 입으로 들어가는 거겠어?"


"아닛, 그보다 더 보람찬 결말이 어딨다고?"


"형하고 화해하는데 쓰겠대."


"아!"


둘은 냉전 8개월째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대참사였다.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아빠와 엄마가 출근한 사이 둘이 집에서 보낸 오랜 시간 동안, 둘째의 어리광이 막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에겐 큰 스트레스였나 보다. 그리고 작년 11월의 어느 날, 첫째의 누적된 스트레스는 폭발했고 더 이상 둘째와는 얘기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뒤 8개월째 그 다짐을 지켜오고 있다. 아무리 아빠와 엄마가 어르고 달래도, 화해의 자리를 만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KakaoTalk_20220908_204420418.jpg 코로나19 사태 초기, 그래도 형제는 함께 그림에 열중해 집을 온통 포켓몬을 포함한 캐릭터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이 빵에 사과의 메시지를 붙여 놓을 거야. 사과를 받으면 이 빵을 먹을 자격이 있다고. 그렇지?"


둘째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귀한 걸 얻었으니 초딩인 둘째는 두 개의 빵 모두에게 강한 소유욕을 느낄만한데 그런 용도를 생각했다니 무척 대견했다. 하긴 그 8개월 동안 형의 침묵이 이번엔 둘째에게 꽤 큰 스트레스였을 거다.


수학 학원에 간 형이 돌아오기까지 아직 시간은 꽤 남아있었다.





B급아빠와 둘째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탁에 앉아있었다. 둘째는 흐뭇한 표정으로 포켓몬빵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B급아빠, 몇 년 전의 비슷한 상황이 떠올라 둘째에게 얘기를 꺼냈다.


"포켓몬빵처럼 구하기 힘든 게 예전에도 있었지."


"뭔데?"


"바로 초코파이 바나나!"


"에이~ 마트 가면 박스로 쌓여있던데..."


바나나맛초코파이실종사건.jpg 초코파이 '바나나의 난'을 보도한 당시 기사(한국경제)


"아냐 걔도 처음 나왔을 때, 포켓몬빵처럼 금세 품절이 되어버렸어. 그래서 그때도 초코파이 바나나를 구하려다 절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지. 물론 포켓몬빵의 '띠부띠부 씰'이란 강력한 무기와 매력적인 캐릭터 세계관은 없었지만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그 경험을 SNS에 올리고픈 강력한 욕구가 있었지. 구하기 힘든 상황은 그런 욕구를 더욱 부채질했고."


"아빠도 구하러 다녔어?"


"아니, 아빤 인기 있는 가게 앞에서 줄 서는 것도 귀찮아하는 사람이잖.... 흠. 그땐 구하러 다니는 고갱님들을 분석하는 일을 했지. ㅎㅎ"


"엥? 그때 아빠 직업이 뭐였는데?"


"에이젼시에서 전략분석팀 팀장을 하고 있었지. 마침 대형마트 온라인몰 운영팀에 속해서 데이터나 서비스를 분석해서 회사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걸 돕거나 현재의 트렌드, 그리고 약간 앞선 미래에 대한 전망 등등을 정리하고 보고하는 아주아주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지."


"잘 모르겠지만 뭔가 전문적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동글동글한 아빠하고 좀 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쩝, 아빠가 그런 이미지였나? 그런데 너가 온라인몰에 원하는 물건을 구하러 갔는데 없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


"응, 허탈."


"그러고 나선?"


"얼릉 사이트를 뛰쳐나가 딴 온라인몰로 가겠지. 거기서 뒤적뒤적 상품이 없나 살펴보다가 없으면 또... 뛰쳐나가 다른 곳으로 갔다가 지쳐 포기하겠지. 네이버에서 검색도 해보고.


"만일 그렇게 헤매다 어느 온라인몰에서 원하던 상품을 찾았다면 그 온라인몰에 대한 기억은 좋게 남겠지? 다음에도 여기 오면 내가 찾는 물건이 있을 거야라는 기대감도 있고. 반대로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빈손으로 나온 온라인몰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거야. 전자는 호감, 후자는 비호감.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경우에 비호감을 호감으로 만드는데 무려 7개월이 걸린대. 온라인몰을 호감으로 만드는 일을 브랜딩이라고 하는데 비용이 무지 많이 드는 일이거든. 게다가 무려 돌아선 고객을 데려오는 일이라니..."


"그러고 보니 이 포켓몬빵을 구한 슈퍼마켓, 나 좋아하게 된 것 같아."


"맞아, 그런 거지. ㅎㅎ 아직 형 오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았는데 아빠가 겪었던 '초코파이의 난(亂)' 얘기해줄까?"


"아니, 됐어. 아빠 얘기 길게 하잖아!"


"어이어이~ 들어보라고!"


B급아빠는 귀찮아하는 둘째를 꼭 붙들고 초코파이 바나나가 품절되어 난리가 났던 그 시절 이야기를 시작하고야 말았다.





B급아빠가 A 대형 마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 운영팀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었다. 다양한 (태생부터) 온라인몰들이 기존 쇼핑의 여정에서 많은 번거로운 과정들을 없애면서 승승장구하자 오프라인 마트들은 일제히 온라인몰을 오픈하고 빠른 시간에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B급아빠가 담당했던 A마트의 온라인몰도 그중 하나였다.

B급아빠는 디지털 에이젼시의 일원으로 전략 컨설팅 임무를 맡아 A마트 온라인몰 운영팀에 파견을 나와있었다. 그곳에서 쇼핑 관련해 새로운 트렌드와 A온라인몰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잘 이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새로 발생한 이슈들의 영향도를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는 일을 담당했다. 최종 결과물은 본부장님에게 월 1회 진행하는 대면 보고였다.


어느 날 유일한 팀원, 젤라가 출근해서 자리에 가방을 놓자마자 싱싱한 트렌드를 공유했다.


“팀장님, 팀장님, 팀장님 바나나맛 초코파이 먹어봤어요? 요새 그렇~게 난리래요.”


“엥? 바나나맛 초코파이? 단짠도 아니고 단(맛)단(맛) 조합이네요? 왜 그렇게 난리일까요?”


“예전에 허니버터칩도 그랬잖아요. 어, 좀 새로운 맛인데 뭐 품절이라고? 이거 구해서 SNS에 올리면 대박~ 이런 심리 아닐까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예, 그래서 품절 마케팅이란 말도 있더라구요. 의도적으로 품절을 내는, 일종의 도박? 혹은 간 보기 마케팅이랄까? 그럼 이젠 분석의 목적을 정리해 볼까요? 젤라씨는 이 상황에서 어떤 게 궁금한가요?


"아무래도 품절이 되면 온라인몰에 온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지겠죠? 오프라인에서는 우르르 몰려갔다가 품절입니다. 딱 뜨면 그래도 가능성 있는 주변 가게 들러보는데 그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잖아요. 짜증도 나고. 그런데 온라인은 내 발이 아니라 손가락 톡톡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니깐 오프라인보단 훨씬 편하게 이동할 수 있으니 일단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온라인몰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까 궁금해요."


"난 아무리 그래도 품절 상태는 어쩔 수 없는데 그때 어떻게 해줘야 사람들이 좀 화를 가라앉힐까라는 대응책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젤라씨는 원하는 상품의 품절 상태가 지속되면 어떤 행동을 할 거 같아요?"


“옙. 우선 사용자로서 제 답은 '온라인 고객센터에 드러눕는다'입니다.


“역쉬 진O고객!”


“췟!”





며칠 후 본부장 보고의 현장. 발표 막바지에 B급아빠는 갑자기 슈트 안주머니에서 바나나맛 초코파이를 꺼냈다. ('아차! 다 녹았네...')


“이거 아시죠? 바로 바나나맛 초코파이입니다. 바나나와 초코의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요즘 잘 나가는 제품이죠?”


“거 구하기 힘들다는데 어떻게 구했나요?”


"초기에 우리 A마트 온라인몰에서만 판매했었거든요. 그때 딱 구매했습니다!"


본부장은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금세 '초코파이 바나나의 난(亂)'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온라인몰도 금세 품절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 관련하여 지금 말씀드릴 내용은, 그 상황에서 고객들은 무엇을 하는지와 각 대형마트 온라인몰들의 대처에 대한 것입니다."


본부장은 고개를 슬쩍 끄덕이며 얼른 본론으로 가라는 신호를 보낸다.


네이버검색결과_2.jpg 네이버의 초코파이 바나나 연관 검색어


"여기 포털의 초코파이 바나나 연관 검색어를 보면 고객들은 당연히 '파는 곳'에 대한 정보를 가장 바라고 있습니다. 온라인몰도 다르지 않죠. 마트에 들어와서도 열심히 초코파이 바나나를 검색합니다.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은 SNS 등을 통해 판매처 정보를 공유하는데 우리 온라인몰에서만 판매를 했기 때문에 고객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그때 우리 온라인몰로 들어오는 유입 검색어의 절반, 즉 50% 이상이 초코파이 바나나와 관련된 검색어였죠."



내부 검색.jpg 온라인몰 유입 검색어에서 초코파이 바나나의 엄청난 점유율


"중요한 사실은 이 중에서도 60%는 우리 온라인몰의 신규 방문자였습니다. 여기서만 판다라는 소문은 신규회원을 늘릴 수 있는 아주 강력한 기회라는 거죠."


본부장은 '기회'라는 단어에 눈을 살짝 크게 뜬다.


"그런데! 금세 우리 온라인 마트에서도 바나나맛 초코파이는 동이 나버렸습니다. 그럴 경우 해당 상품 페이지, 즉, 검색 후 도달하는 랜딩 페이지가 사라집니다. 그러면 외부에서 검색해도 우리 온라인몰로는 올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품절과 함께 검색을 통한 외부 유입이 뚝 끊겼습니다."


쩝쩝. 본부장은 아쉽게 입맛을 다신다.


"하지만! 언제 상품이 다시 들어올지 모르니 여전히 온라인몰을 들락거리며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실패의 랜딩페이지'에서 어떤 정보를 줄 수 있나입니다. 먼저 옆동네를 살펴보실까요?"


본부장의 눈이 커진다.


C마트초기.jpg

먼저 초코파이 바바나 품절 초기의 상태를 보시겠습니다. 이건 C마트의 온라인몰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다는, ‘당신은 실패했어!’라는 느낌의 메시지가 뜹니다. 그래도 아래 욕구의 탈출구를 마련해 줬는데요, ‘바나나’와 ‘초코파이’에 대한 검색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바나나 연관 상품으로 첫눈에 보이는 건 샤방샤방 헤어밴드와 신토불이 웰빙 옛날 과자네요. 이 상품들 바나나맛 초코파이를 찾는 고객들의 욕구와 닿아 있을까요?


본부장은 얼굴에 슬쩍 실소가 떠오른다.


"그럼 이제 우리 마트를 보시겠습니다."


본부장은 손을 턱 아래로 가져간다. 실무를 담당한 부장은 허리를 곧게 세운다.


재고있음에서품절.jpg


"이렇게 검색해서 구매가 가능한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품절이 됐어요. C마트와 다르지 않네요. 이런! 검색 결과가 없답니다. 그래도 C마트에 비해 거부감은 덜한 디자인입니다만... 아래 뜨는 탈출구는? 초코파이 바나나와 연관이 없는 ‘이번 주 HOT 상품입니다’ 고객들은 전혀 위안이 되질 않습니다."


부장은 슬쩍 본부장의 눈치를 본다.


이런상품구해주삼.jpg

"이어서 다른 경쟁자인 B마트를 보시면, 역시 검색어와 일치하는 상품이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그런데 그 아래, 다른 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메시지가 등장합니다. '이런 상품 구해주세요' 매장 직원과 대화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거 없어요, 이건 어때요?'라며 엉뚱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보단, '찾으시는 거 말씀해 주시면 얘기해서 다음에는 준비해 놓을게요.'라고 말하는 게 고객의 마음에 위안을 주지 않을까요? 품절이란 상황은 변함이 없지만."


본부장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며칠후.jpg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여전히 품절인 상태로 며칠이 지났습니다. 온라인몰들은 누적되는 고객의 낙심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 랜딩페이지를 개선합니다. 먼저 C마트, 이런 몽쉘 초코 바나나가 떴네요? 검색에 실패했다는 메시지는 슬쩍 치웠습니다. 같은 날 우리 마트는? 이번 주 HOT 상품에 이어서 이번에는 마트 추천 기획전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B마트는 어땠을까요? 역시 검색 실패 메시지는 뜨지 않고 몽쉘 초코&바나나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더불어 역시 '이런 상품 구해주세요!'란 버튼을 제공합니다."


부장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B급아빠를 흘낏 쳐다본다



몽쉘바나나.jpg 네이버 초코파이 바나나 연관 검색어에 몽쉘 바나나 등장!


"이렇게 몽쉘 초코&바나나가 대체상품으로 등장하게 된 이유는, 포털에서의 초코파이 바나나 검색 결과 변화에서 알 수 있습니다. 초코파이 바나나 관련 검색에서 몽쉘 바나나가 등장합니다. 대체제가 나온 거죠. 사실 맛은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요? 아마 뒤를 이어 무수한 대체제들이 등장을 할 겁니다. 초코파이 바나나의 품절 상태, 즉 바나나맛 초코파이의 난도 끝이 나고 이제 평화가 찾아오겠죠. 하지만 품절 사태 동안 고객이 입었던 마음의 상처, 가장 잘 해결해 준 온라인몰에서 그들은 좋은 사용자 경험을 얻고 그곳을 더 선호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이번 달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본부장은 한동안 부장에 시선을 고정한다. 부장은 손으로 뺨을 문지르며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주섬주섬 노트북을 정리하는 B급아빠에게 본부장이 입을 열었다.


"이번 달도 유익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린 할 얘기가 좀 있어요. 먼저 나가시죠."


B급아빠가 문을 나서며, 닫히는 문틈 사이로 마지막으로 본 광경은 본부장이 이글이글한 시선을 부장을 향하며 막 입을 떼려는 찰나였다.



발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B급아빠에게 젤라는 발표장 분위기를 물었다.


“팀장님, 팀장님. 오늘은 어땠어요?”


“나 잘릴 거 같아요. 본부장님한테 부장님이 많이 깨질 듯.”


“에이~ 있는 그대로 얘기를 해야지. 눈치 보면서 컨설팅을 어떻게 해요~”


“그렇죠? 그렇겠죠? 음...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자리를 나서는 B급아빠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왔다. 부장이었다.


‘B급아빠씨. 점심 먹고 나 좀 봅시다. 내 자리로 오세요.’


젤라에게 문자를 보여주니 웃으며 말했다.


“파이팅! 팀장님 짐은 제가 싸놓을게요~”


“허허허허허허. 젤라씨 것도 같이.”




"아빠 잘렸지? 그치?"


"우쨌을까요? ㅎㅎ 아냐~ 오히려 컨설팅에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비중이 더 늘었지. 사실, 문제를 발견해도 대형 온라인몰의 서비스에 바로바로 반영되는 건 쉽지 않거든. 다른 시스템에 영향도도 크고. 그때 부장도 나름 정해놓은 작업의 우선순위가 있었을 텐데 내가 그렇게 훅 치고 들어와 곤란했을 거야. 그래도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다음엔 더 잘 대응할 수 있겠지? "


"아빤 사회생활 못하네..."


"윽! 그나저나 이제 덫을 놓을 때닷!"


"엥? 덫?"


"품절 상품의 가치를 이제 실감했지? 이 포켓몬빵의 어마어마한 가치를 이용해 형과 화해를 하는 거, 네 계획이잖아?"


"그렇긴 한데, 음... 어... 아빠 얘기 들으니까 뭔가 더 소중해져서 형한테 주기 싫기도 하고..."


"다시 오기 힘든 기회야! 자기 전에 식탁에 올려놓고 포스트잇을 붙여 놔. '이거 먹으면 나랑 화해!' 요런 거. 그림도 재밌는 거 그리고~"


"그.. 그럴까?"


둘째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열심히 준비를 한다. 그리고 자기 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형은 새벽 1시 게임을 마치고 자기 전에 물을 마시러 나와 이 빵과 포스트잇을 발견할 것이다.


과연 그 결과는?


아침 식탁 위,


사라진 빵과 구깃구깃 구겨진 포스트잇...


이를 본 둘째의 탄식,


"힝~"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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