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오랜 역사를 품은 곳은 어디일까?
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대게는 '경주, 안동, 공주' 등을 떠 올릴 것이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대게 역사하면 정작 '수도 서울은 한걸음 떨어져 있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역들은 각각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서울이야말로 "숨은 역사를 품고 보존하고 있는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의 경우 종로구만 하더라도, '광화문을 중심으로 조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경복궁' 그리고 '동대문, 남대문, 숭례문' 등 조선시대 한양이 지금의 서울이다.
다만, 현재의 서울은 '인구 밀집, 강남 같은 도시적인 이미지' 때문에 전통성이 가려진 것 같다.
외에도, 서울 사람들조차도 잘 모르는, 숨겨진 동네가 바로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방이동이 아닐까? 누군가는 "방이동에 뭐 있어?"라고 생각하는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 또한 서울에 살기 전까지는 또 방이동이라는 곳에 살기 전까지는 비슷한 생각을 했었으니까.
어쩌면, 나도 몰랐던 서울에서 '시간의 층을 품고 있는 서울에 작은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려고 한다.
이곳은 과거에 한성백제의 수도 권역이었다고 한다. 한성 백제의 역사가 기원전부터 시작되었으니, 2,000년이 넘는 역사를 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시대 지배층들의 무덤지대가 바로 방이동 고분군(1979년, 국가지정 문화재 제270호)이다.
으레, 무덤 있는 동네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엄밀히 이곳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문화재이며, 공원으로 개방되어 있어서 가끔 선선한 공기가 부는 봄, 가을 이곳을 종종 걷고는 한다. 게다가, 풍수지리학적으로 왠지 이곳에서 좋은 기운? 을 얻는다고 믿는 편이다. (참고로 방이동 주민이 아니어도, 사람들이 이곳을 알고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써 본다)
방이동, 올림픽 공원
현대 사회로 거슬러 올라와 1988년 서울. 한국 현대사에 새로 쓰일 국제 행사가 열렸다. 이는 한국을 넘어 냉전 시대에, 그것도 분단국가에서 '평화와 화합'이라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으로 기억되는 행사로 회자되고는 한다. 물론 그 시기에 나는 너무 어렸기에 기억이 전혀 없어서 피부로 느끼지는 못 하였으나, 한 때 전 세계가 주목하던 그 열기가 뜨겁던 땅 위에서 발을 내딛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올림픽 공원은 바로 고대 수도 위에 세워진 단순히 넓은 공원 이상의 의미가 있는 역사인 셈이다.
올림픽이 확정된 후 '넓은 부지, 접근성, 국가의 상징과 서사를 담는 공간'으로 적합했다고 판단되어 조성된 이곳. 그저 내 집도 아닌 월세를 내고 살아가는 일개 세입자일 뿐이지만
어쩌면 방이동은 과거의 현재의 역사가 결합된 곳이라고, 그래서 주민으로서 소심한 자부? 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드넓은 공원에, 나만 알고 싶은 숨겨진 공간이 몇 곳 있다. 꼭 롯데타워를 올려다보지 않아서가 아니라, 역사를 품고 있는 이 공간에서 공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삶을 이어나갈 용기를 쥐어 준다.
그래서 오늘 하루에 감사하는 것. 그렇게 나는 이곳에서 삶의 안정감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니, 정확히는 월세 살이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잠시나마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