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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아오 Feb 14. 2024

매일 하나 글쓰기

2023년 하반기에 이런 다짐을 했었다. "업무가 익숙해지기 전까지 글을 쓰지 않겠다." 그 이유는 내 습관 때문이었다. 머릿속에 온갖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걸 글로 적으며 정리하고, 끝낸다. 정리 후에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글에서 아이디어를 끝냈다.


왜 그랬을까. 요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게으름이 문제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원인은 따로 있었다. 


무언가를 했다는 착각


내가 유명인이 아닌 이상, 단순히 글로 적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면 의미로써 가치가 있겠지만 그조차 자기 합리화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예시로 한때 SNS에서 떠돌던 짤이 있다. "취준생이 운동을 하면 무서운 이유"라는 글이었는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늦은 오전에 일어나 대충 아점을 먹고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1~2 시간하고 집에 돌아오면 오후 3시.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착각에 1~2시간 휴식 시간을 가지면 저녁이 되고, 밥 먹고, 늦게까지 OTT를 보다가 잠이 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취준생에게는 몸이 조금 좋아진 것 말고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마치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착각에 빠져 같은 일상을 반복하게 된다. 


이 글의 덧글들을 보면 이런 내용도 있다. '직장인들한테는 운동이 숙제 같은 거라서, 학교나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한 뒤에 에너지 쥐어짜 내서 나를 위해 부가적으로 하는 건데...' 맞는 말이었다. '해야 할 일'과 '성장을 위해 조금 더 하는 일'을 구분한 덧글이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글쓰기'란 취준생의 운동과 같았다. 글을 쓰면 왠지 모를 약간의 성취감과 자랑스러움이 저녁까지 잔재했었다. 그래서 사업이 삐그덕하던 2023년 하반기에 글쓰기를 끊어냈었다.


지금은 (다행히) 주객을 조금이나마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는 어디까지나 '나를 위해 조금 더 하는 일'이며, 한 가지 중요한 능력을 기르기 위한 수단이다.


노력의 기본값


<money man> 사이트를 운영하는 신상철 님의 글을 보면 '노력의 기본값'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예를 들자면 "매일 글 쓰는 사람이 일주일에 3일만 썼다면 좀 부족했다고 생각할 테지만, 한 달에 하루 글 쓰는 사람이 일주일에 세 번 썼다면 정말 열심히 썼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신상철 님은 facebook에 세 문단 분량의 글을 *매일 쓰신다.)


전자와 후자 인물에게는 '노력의 기본값'이 다르게 세팅되어 있다. 만약 후자의 인물이 평소 더 많은 시간 동안 일을 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본업을 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테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주 40시간 내외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노력의 기본값 - 끈기 - 인내'로 연결되는 중요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앞으로 매일 글을 쓰려한다. 여기서 핵심은 글이 길든 짧든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00일 후에는 글쓰기가 사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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