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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Mar 13. 2023

볼트몬스터 VT700 FB20 후기

좋으면서도 아쉬운 전기 자전거

어느덧 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필자가 초등학교 4학년 즈음부터 시작해서 중학교를 다닐 때까지는 집에 MTB 자전거가 있었습니다. 삼천리에서 나왔던 보급형 자전거로 그리 좋은 모델도 아니고, 기어 단수도 그리 많지 않고 썩 좋지 않아서 경사가 조금만 있어도 힘이 꽤 많이 들어갔지만.. 그래도 주말이나 방학 때는 어디든 타고 갈 수 있었던 좋은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가고 집에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난 뒤에 보니 참 씁쓸하게도 어느 순간 그 누구도 모르게 사라져 버려서 참 아쉬웠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유가 생긴 직장인은 주말마다 새로운(?) 취미 생활을 하기 위해서 자전거를 구매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자전거를 살까 고민을 참 많이 했었는데요, 체중이 조금 있다 보니, 여러 자전거 매장에서 사장님들이 하나 같이 MTB 또는 팻바이크 종류 중에서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모델을 추천하시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계산해 보니까 전기 자전거를 사도 큰 가격 차이가 안 나길래 그냥 전기 자전거를 구매했습니다. 바로 볼트몬스터(VoltMonster) VT700인데요, 처음에는 26인치 휠을 가지고 있는 FB26 모델을 보고 있었으나, 시승을 딱 해보고 난 뒤에.. 버겁다는 느낌과 함께 이건 내가 타고 다니다가 정말 큰일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바로 들더군요. 그래서 지난 11월 즈음 20인치 휠을 사용하는 FB20 모델을 구매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어느덧 타고 이곳저곳 다녀 본 지 1분기 정도 지났는데요, 가볍게 한 번 후기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바퀴부터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자전거 바퀴하면 수많은 스포크가 교차하는 형태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볼트몬스터의 바퀴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휠처럼 굵은 스포크 몇 개를 사용해서 지지하고 있는 마그네슘 일체형 휠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자전거의 필수적인 정비 중 하나인 스포크 장력 조절을 할 필요가 없어 관리 포인트가 하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바퀴의 굵기는 팻바이크이기 때문에 로드는 비교할 필요도 없고, MTB와 비교해서도 상당히 굵습니다. 대략적으로 2~3배 정도 되는 굵기로 약 10~15cm 정도 되는 것 같은데요, 덕분에 어느 정도 크기의 장애물과 언덕은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참 마음에 드는데..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휠의 디자인이 참 못생겼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이걸 참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 MTB 모델 전부 3 스포크로 깔끔하게 잘 만들어놓고는 팻바이크는 왜 26인치만 5 스포크로 깔끔하게 해 놓고 20인치는 이렇게 해 놓은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하물며, 미니벨로 라인업인 VS700 조차 5 스포크 휠로 깔끔하게 잘 되어있습니다. 상품 안내 페이지에는 파워와 디자인에 안정성까지 고려한 고급 휠이라고 하는데.. 이게 과연 디자인을 고려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왜, 무엇 때문에 FB20만 이렇게 휠 디자인을 해놓은 것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구동계는 1~5단 출력을 제공하는 48V 350W(최대 540W) 브러쉬리스 모터와 시마노 투어니(Tourney) 7단 변속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투어니 같은 경우 시마노 사의 보급형 시스템으로 입문용으로 괜찮고 부품 호환이 좋아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전기 자전거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소 무게가 있다 보니, 오르막에서는 힘겹습니다. 그래도 모터 출력이 좋아서 어느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다닐 수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기어 단 수가 3단 정도는 더 있어도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드는 생각이 구동계는 필히 나중에 여유 있을 때 개조를 해야 되겠다 싶은데요, 공식 카페 보니까 변속기를 아세라 8단으로 변경하신 분도 있고, 앞 크랭크를 큰 것으로 변경하신 분도 있더군요. 나중에 호환 가능한 부품들 알아보고 준비해서 튜닝을 좀 해야겠습니다. 아마 시작은 가볍게 앞 크랭크부터 53~58T로 바꾸지 않을까 싶습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전/후 모두 디스크 방식으로 전자식과 유압식을 모두 사용하는 이중 브레이크입니다. 브레이크를 당기는 순간 모터 전원 공급 차단이 바로 이루어지고, 기계적으로 제동 되어 브레이크 패드가 마찰되어 확실하게 섭니다. 정말 무서울 정도로 잘 멈추어 서는데요, 모터 출력 5단에 기어 7단에 넣고 신나게 내리막길을 밟아서 인디케이터 기준 40~45 km/h 정도의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잡아보니 제동 거리가 예상보다 훨씬 짧았습니다. 더군다나 집이 산 위에 있다 보니 평지까지 한 5분 정도를 타고 내려가야 되는데요, 이때도 브레이크가 정말 잘 동작하여 가끔 실수해서 자빠지긴 하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속도 제한은 풀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자료를 접한 것이 많아 어떻게 하면 풀 수 있는지 대강은 아는데.. 운동 삼아 타는 거고, 배터리 아끼면서 천천히 타고 싶어서 안 풀고 있습니다. 언젠가 정말 필요하게 되면 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가능성은 10% 내외로 생각하지만요.


서스펜션 역시 전/후 모두 적용되어 있는데요, 탑승자가 나름 거구라서 무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동작해서 충격 흡수를 해주었습니다. 주행하는 코스들 중에 곳곳에 오프로드인 곳이 몇 있는데.. 자갈부터 시작해서 평탄화가 잘 되어있지 않는 길에서도 충격 흡수를 잘해주어서 무난하게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도로에서 정말 좀 줄어들었으면 하는 과속 방지턱을 넘어야 할 때는 편안하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그리 썩 좋지 않은 손목인데.. 부담을 많이 줄여주어서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근데.. 왠지 모르게 개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ㅎㅎ


서스펜션이 좋은 만큼 안장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몇 주 타보니 도저히 아니다 싶어서 바로 쿠션 감 좋은 전립선 안장으로 변경했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안장도 전립선 안장에 어느정도 쿠션이 두툼하게 있어서 충분히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장시간 타보니 쿠션은 두툼해도 쿠션감이 꽤나 아쉬울 뿐더러 충격 흡수가 조금 부족해서 엉덩이가 살살 아프더군요. 이러나 저러나 안장은 오래 타려면 좋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안장도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닌데 무난한 것이라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타다가 어느정도 헤질 때 쯤 되면 조금 더 좋은 안장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여담으로 갑자기 나온 개 피하다가 자빠져서 다리 쓸리고 난 뒤에 뼈저리게 깨달은 경험입니다. 안장 높이는 무조건 허리 높이입니다. 높여서 타면 편하긴 편한데.. 중심을 잃고 자빠질 때 여차하면 크게 다칩니다. 필히 앉은 상태에서 다리로 땅을 지지할 수 있어야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핸들 바는 다른 자전거들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오른쪽에 변속 레버가 있고, 왼쪽에 스로틀과 모터 인디케이터, 그리고 부저 버튼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오른쪽에 자전거 벨을 하나 더 달아두었는데요, 전원을 안 켜고 타고 다닐 경우 부저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소리가 안 날뿐더러.. 가끔가다 강변도로에서 인도에서 자전거 도로까지 나와서 걷는 사람들 또는 천천히 타고 가시는 분들이 차도에서 나는 오토바이 소리인 줄 알고 신경을 안 쓰시더군요. 그래서 비상용으로 하나 더 달아두었습니다.


제가 구매한 연식부터는 뒤에 짐받이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서 나왔습니다. 없었으면 따로 달라고 했는데.. 기본적으로 달려 있어서 혹여나 달리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정비할 수 있는 수공구 몇 개와 잠시 화장실 갈 때 묶어 둘 자물쇠, 그리고 음료수 등을 담아두려고 자전거 용 가방만 구매해서 고정시켜 두었습니다.


전기 자전거이다 보니, 전조등과 후미등이 앞뒤로 달려있습니다. 밝기도 무난한 수준이어서 혹여나 타다가 해가 지거나, 야간에 타가 될 경우 별 걱정이 없습니다. 다만, 추가적으로 방향등 하고 좌우 레이저 미등은 달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방향등 같은 경우 집에서 내려갈 때 차도를 이용해서 필요하다 판단을 하고 있고, 좌우 레이저 미등은 야간에 몇 번 타보니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겠다 싶은데.. 왠지 모르게 달고 나면 거의 쓸 일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48V 11.6Ah 삼성 SDI 29E cell 배터리이고, 충전은 본체를 접어서 배터리를 탈착하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옆에 있는 충전 구멍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평소에 자전거를 접을 일이 없어서 집에서 충전할 때는 옆에 구멍을 매우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요, 사진을 보면 무언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하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것은 아니고 구멍 마개를 고정하는 나사가 달리던 중 사라져 버려서 집에 있는 고무 와셔와 나사 가지고 보수해 두었습니다. 한 번 충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공식 홈페이지 기준 약 120 km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건 평지 기준으로 모터를 1~2단만 사용했을 때 기준으로 보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 오르막길이 있는 환경에서 필요에 따라서 1단부터 5단까지 조절하면서 타고 다녀본 결과 약 60 km 정도가 최대 거리였습니다. 따라서 평지 기준으로는 충분히 120 km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배터리는 48V 11.6Ah 삼성 SDI 29E cell 배터리이고, 충전은 본체를 접어서 배터리를 탈착하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옆에 있는 충전 구멍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평소에 자전거를 접을 일이 없어서 집에서 충전할 때는 옆에 구멍을 매우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요, 사진을 보면 무언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하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것은 아니고 구멍 마개를 고정하는 나사가 달리던 중 사라져 버려서 집에 있는 고무 와셔와 나사 가지고 보수해 두었습니다. 한 번 충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공식 홈페이지 기준 약 120 km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건 평지 기준으로 모터를 1~2단만 사용했을 때 기준으로 보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 오르막길이 있는 환경에서 필요에 따라서 1단부터 5단까지 조절하면서 타고 다녀본 결과 약 60 km 정도가 최대 거리였습니다. 따라서 평지 기준으로는 충분히 120 km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볼트몬스터 VT700 FB20으로 떠들어보았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주말마다 타고 다니면서 여러모로 만족스럽기도 하면서 동시에 아쉬움이 참 많이 느껴졌던 자전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전기 자전거이고 가격이 꽤 있는 자전거이다 보니, 저렴한 가격대의 일반 자전거였으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부분까지 아쉽게 다가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팻바이크라서 바퀴도 크고, 프레임도 몇 번 자빠져도 멀쩡할 만큼 프레임도 튼튼하고, 모터 출력도 좋아서 속도도 준수하게 나오다 보니.. 타고 다니면 부러운 듯이 보고 가시는 분들도 있고, 쉬고 있을 때 잠시 옆에 와서 물어보시는 분도 있어서 나름대로 아쉬운 점 적당히 잊어가면서 재밌게 잘 타고 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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