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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Jun 11. 2020

정신력은 어디서 오는가

필사즉생 생즉필사 :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명량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이 부하들에게 했던 명언 오브 명언입니다. 왜군 131척을 고작 33척으로 무너뜨린 전설의 전투를 가능케 한 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사면초가의 상황에서도 부하들의 떨어진 사기를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고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자신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경험담을 기록했습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사람과 반대로 절제되지 않고 무질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마주하면서 삶에 대한 태도와 의미 추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집중해보려 합니다.




리그를 진행하다 보면 경기 결과가 원하는 데로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물론 높은 예산을 사용하는 팀이 좋은 지도자, 좋은 선수를 보유하기에 승률은 높습니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변수가 많다 보니까 예상치 못한 결과가 자주 출현합니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언급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이 글의 주제인 정신력입니다.


승리한 팀은 상대 팀보다 정신력이 강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현 축구계의 지도자 또는 관계자 그리고 선수들도 동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신력은 무엇일까요.


여기서 언급한 정신력은 투지, 투혼, 희생을 의미합니다.


투지 : 싸우고자 하는 굳센 마음

투혼 : 끝까지 투쟁하려는 기백

희생 : 다른 사람이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 재산, 명예, 이익을 바치거나 버림.


표면적으로 표현하자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하거나, 엄청난 활동량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활력소가 되어주거나, 상대와의 몸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특히 극한의 상황일 때 발현되는데요. 경기 종료 직전 또는 연장전에서도 불굴의 의지를 퍼포먼스로 보여줄 때 정신력이 강하다고 표현합니다.


'다른 말로 선수들이 살아있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신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이순신 장군님의 명언과 빅터 프랭클의 통찰력에서 우리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_ 이순신 장군

"삶의 대한 태도와 의미 추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_ 빅터 프랭클


2016년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도 정신력이 무엇인지 잘 드러났습니다. 바로 박상영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13대 9로 4점 차로 벌어진 채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습니다. 해설진도 자포자기한 상태였죠. 그때 중계 카메라가 박상영 선수를 줌인합니다. 박상영 선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요. 금메달은 박상영 선수 품으로 돌아가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외에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경우를 볼 때면 정신력이 화두가 됩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고도의 집중 상태를 발휘하게 되는 능력 말입니다.


경기가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가에 따라 정신력의 농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박상영 선수는 올림픽을 위해서 무시무시한 노력을 했을 겁니다. 펜싱 자체가 자신의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펜싱에 대한 자신의 마음가짐은 남달랐을 것이며 올림픽 결승전은 큰 의미였겠죠.


이순신 장군의 명언에 동기부여가 고취된 병사들은 그저 말에 현혹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이끄는 장군에 대한 충성심, 감사함, 믿음이 동반되었기에 극한의 상황에서도 죽기 아니면 살기로 전투를 벌인 것입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기품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고문과 노동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인생의 의미를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세상에서 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것이 아닌 먼저 세상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실행해야 합니다. 기품을 잃지 않은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찾아가면서 실행했던 사람들입니다.


즉 정신력을 발휘기 전에 과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_ 니체




축구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만약 승승장구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는 엄청난 운을 타고났으며, 평범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낼 노력을 하고 있을 공산이 큽니다. 대부분 굴곡이 있는 인생을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그 굴곡은 경기 중에도 일어납니다.


극한의 경기 상황 중에 정신력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정신력은 경기 중에 갑자기 발휘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오랜 시간 반복된 연습과 태도에 따라 발휘됩니다. 평소에 왜 축구를 하는지에 대해 매일 같이 되뇌는 선수와 아닌 선수는 축구에 대한 마음가짐 자체가 차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축구가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 마셜 골드 스미스 박사가 쓴 <트리거>에서는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팀 미팅 일정이 잡혀서 개인 훈련을 못하게 됩니다. 이때 팀 미팅 때문에 못한다고 합리화 할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량을 채울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외에도 훈련을 할 때 집중력 없이 시간만 보낼 수 있습니다. 과연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집중력이 떨어진 외부 요인은 많을 것입니다.


매일 최선을 다했는지 점검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외부 요인에 좌지우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보일 때 성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께 질문을 드립니다.


"당신은 오늘 최선을 다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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