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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Jun 04. 2020

축구선수에게 가장 안일한 순간

혹시 결핍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결핍은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에너지로 작용하여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축구선수에게 결핍은 경기를 뛰지 못할 때 일어나죠. 경쟁에 밀려서 벤치를 달구거나 2군으로 밀려나게 될 때면 한 없이 작아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후보선수의 결핍은 주전 선수로서 필드 위를 누리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여 더 열심히, 더 간절하게, 더 강하게 준비하도록 만들어냅니다.


긴 시간 노력 끝에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기회를 잡는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인 축구스타들도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티에리 앙리는 유벤투스 시절 후보선수로 전락했다가 아스날 이적 후 전설이 되었고,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오바메앙도 도르트문트 시절 레반도프스키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시절을 경험했습니다.


자신의 목표였던 주전 선수로 도약한 순간은 찬란합니다. 그러나 그 찬란한 순간에 매혹돼버린다면 점점 자만, 방심, 안일한 생각에 자기 합리화만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즉 가장 찬란한 순간이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입니다.




주전 도약을 했다면 그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겁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디어 사업가 개리 바이너척은 인생의 행복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얻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야구팀 메츠를 인수하는 게 목표입니다.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자신의 현재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목표는 단지 목적지에 불과하며 메츠를 인수하기 위한 자신의 과정에서 얻는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성취감을 얻기 때문입니다.


주전 선수를 목표로 둔 선수들은 목표를 이루게 되면 자연스럽게 긴장의 끈을 놓치게 됩니다. 이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입니다. 인간의 뇌는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이유는 안정감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머리에 피가 쏠리는 이유도 안정감을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뇌가 감당 히지 못할 스트레스는 뇌졸중을 불러일이 키기도 하죠.


주선 선수로 도약하게 되면 주변에서의 반응부터 달라집니다. 칭찬을 듣게 되고 자신의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게 됩니다. 바로 이때 악마의 속삭임이 들립니다. 살짝 느슨해져도 괜찮아라는 합리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느슨함이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느슨해지기 시작하는 것들은 작은 행동들일 겁니다. 수면 시간을 약간 어기거나, 야식을 일주일에 한 번쯤은 먹거나, 술도 한 잔쯤 하는 식입니다. 이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이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목표를 이뤘다는 것을 까먹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제 멘티가 그랬다면 사정없이 혼을 냈을 겁니다.




축구는 복잡계의 영역에 있습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퍼포먼스 마지노선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는 게 탁월한 선택입니다. 마지노선을 높이는 것이 바로 작은 행동들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도록 도운 작은 행동들을 등한시했기 때문입니다. 경기를 뛰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을 어느새 할 수 없는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즉 자기 합리화에 빠진 것이죠.


저부터도 자기 합리화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태가 내부에서 시작된 것인지 외부에서 시작된 것인지 객관적인 시선을 두고 바라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도구를 데일리 리포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 멘티 한 명이 안일함에 빠지려는 찰나를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그 멘티는 하루쯤 안 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하루쯤 안 한다고 인생에 직격타를 맞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작은 행동의 부정이 자기 합리화의 씨앗이 되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수 있기에 강력한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강력한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기회는 늘 오는 게 아닙니다. 특히 경력이 짧거나 강력한 임팩트를 주지 못한 신인 선수라면 기회가 올 때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은 과정은 결과와 상관없이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만들게 될 것이고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확률을 높여줄 것입니다.


주전 선수로 도약하는 순간은 온갖 유쾌한 감정이 솟구쳐 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가장 안일한 순간을 야기하는 순간이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임을 인지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유지할 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부터 안일한 생각을 갖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해내면서 퍼포먼스의 마지노선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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