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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멘토 Nov 09. 2020

선택적 무지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힘이다.

선택적 무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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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많이 알수록 오류를 범하는 동물이니, 오류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선택적 무지를 익히는 것이다. 어떤 것이 자신의 삶에 정말로 필요한 부분이라는 판단이 들었을 때, 그것 이외의 영역에 대하여 스스로 무지하기로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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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또한 호기심의 동물이기 때문에 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과 알지 않기로 선택하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알고 싶은 것은 곧 소유로 연결되며 모르고자 하는 마음은 곧 자유로 연결된다. 그래서 인간은 늘 소유와 자유를 오고 가는 존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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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유로 앎의 다양성이 보장된 현대사회에서는 역설적이게도 모를 수 있는 권리는 더 돋보일 수밖에 없다. 쏟아지는 정보들 중에 무엇을 알려고 할 것이며 무엇을 모르겠다 할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이 없으면 필요 없는 것을 아는 것에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게 되니 이는 곧 기능하지 못하는 인간 혹은 기계와 다를 바 없는 수동적 인간을 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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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 인간은 기업과 자본가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집단이다. 그들이 필요 없는 것을 필요하다며 온갖 미디어와 제품으로 매력적인 거짓을 고하는 연유는 편익과 통치의 수월함에 수동적 대중의 무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과 자본가들은 대중의 무지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려 애쓰게 되며 그것은 곧 글과 이미지, 영상을 서로 장악하려는 자본가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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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 인간은 그 자본의 싸움에 휘말려 무엇을 쓰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로 쓰며,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모른 채 그려 낸다. 이것은 또 다른 수동적 인간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고 이는 곧 스스로 '많이 안다'라고 착각하는 무지한 대중을 양성한다. 이러한 대중의 인지 착각 구조는 계급적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대중의 무지를 만들어 놓기만 하면 자본가들이 할 일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써내려 갈 글과 그림, 영상에 적절한 비용을 감당하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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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무지와 오류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내게 필요한 것 이외에 것들에 대하여 스스로 무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경험의 부재로 인한 무지는 지양해야 하나 넘쳐나는 불필요함에 대해서는 선택적 무지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하니 그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분별력'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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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별력은 사리를 분간함이니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필요와 불필요를 구분할 줄 알고 선함과 악함의 기준을 스스로 정립해나가는 것이다. 이 분별력은 스스로의 경험적 실패를 통해서 배우거나 타인과의 사고의 교류과정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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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인간의 경험은 노화, 환경, 언어, 비용의 제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기록'이 가능해지면서 인간은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몇 천 년 전의 기록을 통해 서로 배우고 그것을 후세에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이루었다. 이것을 언어와 시대를 넘어 온전히 집대성한 것이 바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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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또한 수동적 인간을 양성하기 위한 자본가들의 책략으로 쓰이기 시작했으니 책 중의 책 곧 '양서'를 구분해서 읽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것이 곧 능동적 인간을 양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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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는 사람의 본질과 본성 혹은 삶에 대한 통찰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선한 목적에 의해 쓰인 것이어야 하며, 나라와 언어, 시대를 막론하고 읽어도 통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학문이 바로 문학, 역사, 철학이며 곧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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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철학은 동양과 서양의 시대적 발전은 다르기는 하나 그 본질과 방향은 서로 동일하다. 이는 곧 인간과 사회, 신에 대한 학문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통찰을 가져온 책들을 따라가 보며 나의 생각과 앎, 무지에 대하여 그 경중을 따져봐야 한다. 무지를 아는 것이 곧 힘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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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류사의 순환과정을 이해하고 나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를 것인가?'와 '나만의 선택적 무지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꽤 무거운 질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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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어렵고, 아는 것보다 잊어버리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다. 소유와 상실의 반복으로 겪는 절망에 앞에 장사 없다. 모든 것에 대한 무지는 부끄러운 일이나 내 영역이 아닌 것에 대하여 무지한 것은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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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자가 용감하다. 이제는 정말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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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를 응원합니다.
윤성화멘토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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