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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잉여일기

2023.12.28 (목)

by 박인식

늘 말하는 것이지만, 성경의 핵심이 어느 구절인지 물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해도 성경 어느 구절을 가장 의지하느냐고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주께서 인생으로 고생하게 하시며 근심하게 하심은 본심이 아니시로다”라는 예레미야애가 3장의 구절을 꼽는다.


나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는다. 그래서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분명치 않을 때는 아버지가 내게 무엇을 원하셨는지 생각한다. 아버지는 평생 내개 뭐 하나라도 더 해주지 못해서 아쉬워하셨다. 엄하셨지만 그것은 모두 내가 잘되라고 그러신 것이었지 내가 미워서 그러셨을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일이 없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잘못했다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씀드리면 늘 용서해주셨다. 물론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러고 나서도 또 잘못을 저지르고 야단맞고 용서받기를 되풀이했다.


한 해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오늘 에스겔 33장을 쓸 차례가 되었다.


“가령 내가 의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살리라 하였다 하자. 그가 그 공의를 스스로 믿고 죄악을 행하면 그 모든 의로운 행위가 하나도 기억되지 아니하리니 그가 그 지은 죄악으로 말미암아 곧 그 안에서 죽으리라. 가령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죽으리라 하였다 하자. 그가 돌이켜 자기의 죄에서 떠나서 정의와 공의로 행하여 저당물을 도로 주며 강탈한 물건을 돌려보내고 생명의 율례를 지켜 행하여 죄악을 범하지 아니하면 그가 반드시 살고 죽지 아니할지라. 그가 본래 범한 모든 죄가 기억되지 아니하리니 그가 반드시 살리라 이는 정의와 공의를 행하였음이라 하라. ... 만일 의인이 돌이켜 그 공의에서 떠나 죄악을 범하면 그가 그 가운데에서 죽을 것이고 만일 악인이 돌이켜 그 악에서 떠나 정의와 공의대로 행하면 그가 그로 말미암아 살리라.”


나는 이것이 내가 아는 하나님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정의라고 믿는다.


생각해보니 이 구절은 예레미야애가 3장에 대한 해설이라고 해도 되겠다. 하나님의 본심을 이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낼 수 없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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