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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잉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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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식 Jun 08. 2024

2024.06.08 (토)

혜인 아범이 대학 다닐 때 오페라에 참여한 게 세 편인가 그랬다. 신입생 때를 빼고 매년 한 편씩 연주한 것이다. 그때는 그거 하기도 벅찼다. 그동안 정리해놓은 기록을 살펴보니 베를린에서 공부 마치고 2010년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연주를 시작한 이래 지금 비스바덴 극장까지 14년 동안 40 작품에 550번 넘게 출연했다.     


처음 출연했을 때는 혹시 틀리면 어떻게 하나 싶은 걱정에 편하게 보지를 못했다. 이제는 그런 걱정은 덜었지만 아직도 악보를 보면 저걸 어떻게 다 외우나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외우는데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본 일이 없었던지라. 외우는데 무슨 요령이라도 생겼느냐고 물으니 그런 게 어디 있냐며 그저 죽어라고 외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는 하더라.     


때로 하루 이틀 앞두고 출연 요청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 열 작품 정도는 몇 시간 악보 보면 되고 그것 넘어가도 하루면 된단다. 머릿속에 들어있는 게 열 작품쯤 된다는 말이다. 그러다 새 작품 하나 머릿속에 집어넣으면 하나 빠져나가고.     


아침에 피아노 연주를 듣는데 문득 저 많은 작품을 어떻게 다 기억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품 갯수로 치면 오페라 가수보다 훨씬 많아 보이니 말이다.     


유자 왕. 처음에는 유난한 복장 때문에 유명세를 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볼수록 탄탄한 내공이 느껴진다. 음악계의 평가도 다르지 않아 보이고. 오늘 연주는 스스로 즐긴다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보인다. 아래에 링크를 걸어놨으니 얼굴 표정을 한번 보시라.     


Yuja Wang, Rahmaninov Prelude in g-minor, op.23, No.5     


https://www.youtube.com/watch?v=GhBXx-2PadM&list=RDGhBXx-2PadM&inde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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