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먹고살자고 하는 밥벌이인데
“된장찌개, 10,000원”
“부대찌개, 10,000원”
“짜장면, 9,000원”
직장인 점심값 평균 단가 만원 시대가 왔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MBC 예능으로 <만 원의 행복>에서 스타들이 ‘만 원으로 일주일 버티기’ 했던 2003~2008년도를 생각하면 물가가 얼마나 올랐나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이제 15년도 더 지난 이야기라 십 년의 세월이면 강산도 변한다고들 하지만 이 정도로 오를 줄 몰랐다.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도 ‘된장찌개가 만원인 시대가 왔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지만 “오늘 점심은 내가 쏠게~!”라는 말이 더 이상 가볍지 않다는 걸 알면 앞으로 얼마나 더 정 없는 사회가 될까 싶은 생각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그나마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주던 단가가 낮은 음식점들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하나 둘 문을 닫아버렸고 그 자리를 채운 다른 식당은 화려한 인테리어와 함께 최소 1.5배 이상의 가격으로 돌아왔으니 그리 달갑지 않다. 정말이지 부담스러운 점심이다.
근속하고 있는 회사 근처에 오래된 분식집은 김밥과 면류를 판매하는데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기 때문인지 점심시간에 임박하면 늘 앞은 기다리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다. 솔직히 그 정도로 맛집은 아닌데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현상을 보면 그만큼 주머니 가벼운 사정을 알아주는 식당이 많지 않아서가 아닐까 하는 마음이다.
이 글을 쓰면서 평소에 어떤 식당을 가고 식비가 얼마인가 계산해 봤다. 구내식당이 없어 근처를 맴도는데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고, 늘 가던 식당만 가는 습관이 있어 최소 열댓 번은 간 식당들이다. 글의 취지는 식비가 너무 비싸니 어떻게 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그냥 ‘오늘 점심은 내가 쏠게~!’하는 가벼운 마음이 사라지고 있는 씁쓸한 현실을 공유해 보려고 했다. 씁쓸하니… 더 씁쓸하게 아메리카노나 마시며 마음을 달래야겠다. 오늘도 난 물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노를 젓는다 열심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 파이팅입니다!
*재미로 보는 어느 직장인의 일주일 점심메뉴
-월요일 : 출근한 씁쓸한 마음을 달래줄 순두부찌개
-화요일 : 아직 정신 못 차렸으니 삼삼하게 우동 한 사발
-수요일 : 일주일에 한 번쯤은 먹게 된다는 된장찌개
-목요일 : 이건 좀 아닌 거 같지만 점심메뉴에 큰 의지가 없어서 팀 의견 따라가는 된장찌개
-금요일 : 상쾌하고 가볍게 오므라이스
그럼 오늘도 맛점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