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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 IKE Apr 27. 2023

임원급 상사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내가 대리일 때는 말이야 (라떼ver)

솔직히 어디 가서 성격이 모났다는 소리는 듣지 않는 편인데도 사회생활하며 크게 심호흡했던 경험이 있다.

COVID-19 기간에 동남아 지역 해외출장을 3박 4일 일정으로 가야 하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임원 1명, 부장님 1명을 모시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니. (당시 나의 직급은 대리였고 거의 부모님 뻘의 임직원을 모시고 가야 했다.) 당시 그런 상황을 전해 들은 동료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해외출장이 거의 불가능했던 팬데믹 시기를 거쳐 가게 된 출장이라 처음에는 동료들이 부러워했다.


"대리님 이번에 출장 간다며? 좋겠다. 누구랑 가는 거야?"

"아... 저 매니저(전무)님과 부장님과 저 이렇게 셋이 갑니다.^^"

"아......... 그렇구나 고생이 많겠어요. 힘내요... (숙연)"


그렇다.. 하지만 동료들의 걱정보다도 가장 염려되었던 부분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의 대화를 3박 4일 동안 이어가기'였다.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을 해서 편하게 생각한다고 해도 '아무 말 대잔치'는 불가능할 테고, 그렇다고 또래처럼 MBTI나 물어볼 수는 없는 법. 진심으로 절박한 마음에 책도 읽었는데 제목이 <불편한 사람과 뻔뻔하게 대화하는 법(설득할 필요도 없고 설득할 수도 없다) / 진 마티넷>이었다. 나름대로 적지 않게 사회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어렵긴 어려웠는 모양이다. (블로그에 서평도 남겨두었다.)


책에서는 다양한 기발한 질문을 알려줬다. "주방에서 친 사고 중에 최악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유는요?" 같은 것이 있다. 어린 시절에 관한 질문은 동심을 떠올리게 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질문이니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메모를 했었다. 또한, 책에서 읽은 스몰토크를 잘하는 방법은 다음의 2가지를 포함하는 질문이라고 했다. 첫째, 열린 질문일 것. 둘째,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 그래서 국적을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대표 질문이 있다.


인사말과 같은 질문 : "How are you today? (오늘 어떠세요?)"


그래서 결론은 어떻게 되었을까? 책에서 읽은 스몰토크 질문을 다 사용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의식하지 않아도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오히려 걱정했던 나 자신이 무색해질 정도로) 훨씬 더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어른들이 자연스레 대화의 물꼬를 터줬고, 평소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사이에 몰랐던 직장 상사의 면모를 발견하기도 했고 걱정의 대부분은 현실에 발행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궁금하실 수도 있는 분들을 위해 공유하는 해외출장 후기 : )


사실 알고 보면 상사인 분들도 나만큼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해야 하나 걱정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 글은 혹시라도 세대 차이가 나는 직장 상사 혹은 직원과 동행하시는 일이 생긴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시기를 바라는 후기이다. 걱정 마셔요! 다 됩디다 !



*생생한 현장감을 위한 사진 추가

아침, 저녁으로 볼 수 있었던 색감
(왼) 일주일에 PCR 검사를 3번이나 했다. / (오) 출장가서 운동하기!
출장이 끝나가는 시점의 본인 (이제 집에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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