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과하고 손 내밀기
회사 생활을 하면서 사회성이 많이 늘었다. 사람에게는 한 면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면도 있어서 한 사람이 된다는 것도, 그러니 하나의 모습만 보고 누군가를 판단하지 말자고 마음먹는 일도 늘어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이키씨, 아래처럼 나온 결과가 왜 그랬는지 확인해 주세요.”
확인해 보니 그 이슈는 관련 담당자와 얽힌 복잡한 일들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 그러니 굳이 비겁한 변명을 하자면 나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구차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싶지는 않아서 다음과 같이 메일 회신을 보냈다.
“제가 OO 처리를 하면서 한 번 더 챙겨야 했는데 놓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추후부터는 관련 처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그래요, 다음부터 잘 확인해 주세요.”
구차한 변명 대신 깔끔하게 책임을 다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내밀었더니 의외로 간단하게 일이 처리되었다. 그리고도 꽁 해지지 말자고 다짐하며 먼저 함께 점심 식사를 하지 않으시겠냐고 손도 내밀었다.
그렇게 난 다시 아무 일 없단 듯이 담소를 나누며 맛있는 점심 식사를 했고, 감사하게도 커피 한 잔 사주셔서 맛있게 얻어먹었다. 이 일이 예전 같았으면 더 힘들게 받았을 텐데 사회생활을 조금 했다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걸까 아니면 내공이 쌓인 걸까. 먼저 사과하고 손 내미는 법도 배웠다. 어쩐지 마음에 있던 묵힌 짐이 깨끗하게 사라지는 기분이다. 오늘의 봄 날씨만큼 개운하다.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회사 생활을 지속하는 것은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정말 공감했다. 앞으로도 험난한 일이 많겠지만 계속 사회생활을 한다면 사회성이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니 오늘의 밥벌이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잘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