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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프랑스어 동사변화

by EASYSAILING

학창시절 영문법책들은 이렇게 시작하곤 했다:

주어 + be동사 + 동사원형 ing + 목적어

문법을 이렇게 글상자 안에 넣어 수학책 뺨치는 거창한 공식 스타일로 시작한 뒤 이어져 나오는 예문은 허무하게도

I'm eating an apple.  따위이곤 했다.

I'm eating an apple.이 외워서 남는 지식이라면 'be동사'니 '동사원형'이니 하는 문법 용어는 배우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문법이 복잡해지면 배움의 가성비는 더더욱 떨어졌다.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문장의 구조를 외우느니 예문을 하나 외우는 게 항상 더 경제적이고 직관적이었다. 잘 만들어진 예문 하나만 확실히 익히면, 단어만 바꾸어 손쉽게 여러 문장을 만들 수 있었다.

십여 년 전 이탈리아어를 처음 배울 때에도 유용하게 써먹은 방식이다. 학원에서 그날 배운 문법을 대표할 간단한 예문 하나를 만들어 그것만 외웠다. 의식의 회로에 진입하지 않고 바로 나올 정도로. 한국어나 영어에 없는 낯선 문법이 나오면 예문 여러 개를 찾아 눈과 손과 입에 익도록 하여 그 느낌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영어와도 많이 달라 낯설었던 언어를 덕분에 수월하게 익힐 수 있었다. 


프랑스어의 동사는 주어의 인칭과 시제에 따라 화려하게 변한다. 초급 프랑스어의 첫 관문은 누가 뭐래도 동사변화.

자꾸 헷갈리는 이유를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이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 불규칙 변화도 많은 데에다 단어 욕심에 여러 단어를 함께 외우다 보니, 오랜만에 다시 프랑스어 책을 잡을 때마다 기껏 외웠던 동사 변형은 어김없이 리셋되어 있곤 했다.

찔끔찔끔 띄엄띄엄 혼자 공부하다 나름 제대로 '인텐시브 코스' 수업을 듣게 될 다음 달의 어학연수. 적어도 동사 변형은 헷갈리지 않게 확실한 녹 제거를 하고 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동사가 바뀌는 패턴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뉘는 동사변화를, 유형마다 각각 한 단어씩을 골라 눈에, 손에 그리고 입에 익히기로 했다. 딱 한 단어씩, 한 놈씩만 패는 거다.

다만 선택과 집중과는 별도로, 가장 기본이 되는 être와 avoir는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아니할 수 없다.


ÊTRE

Je suis en France.  나는 프랑스에 있어.

Tu es en France.  너는 프랑스에 있어.

Il est en France.   걔는 프랑스에 있어.

Nous sommes en France. 우리는 프랑스에 있어.

Vous êtes en France.   너네는 프랑스에 있어.

Ils sont en France.   걔네는 프랑스에 있어. 


AVOIR

J'ai un problème.  나 문제가 좀 있어.

Tu as un problème.   너는 문제가 좀 있어.

Il a un problème.  걔는 문제가 좀 있어.

Nous avons un problème. 우리는 문제가 좀 있어.

Vous avez un problème.   너네는 문제가 좀 있어.

Ils ont un problème.   걔네는 문제가 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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