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번째 삶 Feb 29. 2024

여행의 이유

나는 왜 떠나는가

1. 알면 쉬운데 모르면 어려운

선샤인시티에서 쇼핑하면서 여유를 부리다 빠듯해졌다. 숙소로 가는 길 찾기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가까우니까 쉽다는 생각이 갈 때도 올 때도 시간관념을 흐리게 했다. 오는 길은 도착했던 원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서 또 한바탕 헤맸다. 이 길이 아닌가 하며 뒤돌아서서 가고, 또 아닌가 싶어 갔던 길을 또 간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기에 길 헤매는 패턴이 똑같다. 어찌어찌 숙소로 가서 짐을 찾고 이케부쿠로 역으로 갔다.

공항까지는 스카이라이너를 타기로 했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심으로 갈 때는 교통패스 때문에 넥스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스카이라이너가 더 빠르다. 우리가 이용했던 도쿄 와이드패스는 어제로 사용 기한이 끝났기에 패스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여행할 때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은 주로 시간과 패스라는 것을 또다시 실감했다. 물론 가성비 같은 것을 따질 필요가 없고 기차 시간이나 비행기 시간 같은 사회적 약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아무 걱정할 이유가 없지만.

일정을 짜고 있을 때 우에노역 근처 우에노모리 미술관에서 모네 도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리스트에 담아두고 마지막 날 혹시 시간이 되면 가자고 생각했으나 역시 꿈같은 이야기였다. 여행에서 ‘혹시 시간’ 같은 것은 없다. 미술관은커녕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이라도 당겨보고자 노선을 찾아보았다. 이케부쿠로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은 우에노역보다 닛포리역으로 가는 것이 더 빨랐다. 발 빠른 판단으로 약간의 시간을 벌었다.

우리는 웰컴스이카 카드를 사용해 야마노테센을 타고 닛포리 역으로 갔다. 닛포리 역에는 바로 스카이라이너로 갈아탈 수 있도록 연결이 되어 있었다. 타고 온 열차에서 나가는 개찰구 전에 티켓 발매기가 있어서 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개찰구를 통과할 때 타고 온 열차의 요금 결제와 스카이라이너 입장이 동시에 처리된다. 카드에 남은 잔액으로 S와 나의 티켓을 사고 나가려는데 내 카드에서 소리가 났다. 옆에 서 있던 직원이 바로 확인해 주었다. 우리나라는 이제 역 개찰구마다 직원이 지키고 있지는 않고 기계를 통해 불러야 하는데. 아직 사람의 온기가 남아 있는 듯해서 그런 부분은 좋았다. 직원은 내가 타고 온 열차 요금이 모자란다며 옆 기계에서 충전하라고 했다. 좀 전에 티켓을 구입하느라 잔액이 얼마 안 남았던 것이다.

카드를 기계에 대니 모자란 금액을 알려주었다. 동전으로 안 되어 지폐를 넣었더니 딱 모자란 만큼만 충전이 되고 나머지는 거슬러준다. 덕분에 내 교통카드를 잔액 없이 깔끔하게 사용했다. 웰컴스이카 카드는 28일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기에 잔액을 남기면 손해다. 이제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공항에 내려 짐을 부치고, 카드 잔액 소진이라는 미션만 성공하면 더 이상의 헛발질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섣부른 생각도 착각이었다.

스카이라이너는 넥스보다 훨씬 빨랐다. 닛포리 역에서 1시간 안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역에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우리가 첫날 넥스 열차를 탔던 공항 지하 1층이었다. 우리는 남은 동전을 처리하기 위해 첫날 지나쳤던 가챠샵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내 머리의 회로가 꼬이기 시작했다. 가챠샵에 들어가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머릿속에 뭐가 고장이 났나 보다.

분명 출국장이 4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가 타야 할 항공사로 가는 방향까지 확인해 두었다. 그런데 방금 내린 곳이 지하 1층이라는 것을 잊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면서 출국장 4층이라고 쓴 배너를 보고는 그곳이 4층이라고 여겼다. 지하 1층에서 올라가면 에스컬레이터로 적어도 다섯 번을 올라가야 하는데 겨우 하나 올라가서 거기가 4층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는 1층을 4층이라고 생각하고 출국장을 찾아다녔다. 있을 리가 없었다. 영문을 모르는 S는 옆에서 따라오면서 내 표정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점점 초조해했다. 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 왜 출국장이 보이지 않을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한참 헤매고 돌아다니다 우리가 있는 곳이 4층이 아니라 1층이라는 것을 알았다. 맥이 풀렸다. 왜 처음부터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을까? 왜 나는 내 옆에 든든하게 서 있던 S에게 이곳이 몇 층인지 묻지 않았을까?

엘리베이터로 4층에 올라가자 아시아나 항공이 보였다. 4층에만 오면 이렇게 쉽고 이렇게 명확한데. 지도를 볼 때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먼저라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짐을 부치러 다가가자 앞에 있던 남자 직원이 인사했다. 그때 옆 카운터에서 “이쪽으로 오십시오. 고객님!”하고 여자 직원이 우리를 불렀다. 우리말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1층에서 헤매면서 일본인 직원이 내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해 답답했는데 4층에 오니 우리말로 응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출국장을 찾을 수 없다는 충격과 긴장으로 지쳐 있던 나에게 그 직원이 너무나 예뻐 보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드디어 집에 간다. 너무나 기뻤다. 집을 떠난 지 겨우 4일인데. 이 답답함과 힘듦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그렇게도 여행을 꿈꾸는 것일까?


2. 마지막 미션

우리는 짐을 모두 맡겼다. 몸도 가볍고 이제 한숨 돌리고 뭔가를 먹어야 했다. 도쿄에서 마지막 식사는 맥도널드. S는 햄버거가 먹고 싶었더란다. 나는 버거 단품과 콜라를 시켰고 S는 감자튀김과 음료 포함인 세트를 시켰다. 우리나라의 햄버거 세트 가격은 단품에 음료값을 더한 가격에 감자튀김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나는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아서 그냥 버거와 음료만 주문했다. 웰컴스이카 카드 결제가 가능한지 물었는데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현금으로 지불하고 영수증에 표시된 대로 거스름돈을 잘 챙겼다.

주문 후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보니 뭔가 이상했다. 내가 주문한 버거 단품과 음료는 세트가 더 저렴했다. 아...나는 진짜 바보인 걸까. 하지만 잠시 뒤에 나온 S의 세트 메뉴를 받아 보곤 안 시키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감자튀김이 얼마나 짜던지, 감자튀김이 두 개였으면 콜라가 더 필요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해 콜라 잔이 아주 작은 터였다. 맛은 뭐 어떻게 다른지 평소에 잘 안 먹기에 모르겠다. 다만 매우 짜다는 사실만이 기억에 남았다.

늦을까 봐 마음 졸이며 달려왔는데 면세구역으로 들어오니 두 시간 정도가 남았다. 나는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자고 했는데 우리가 가야 할 게이트 방향에서 멀어지자 S는 그만 가자고 했다. 방심하면 금방 길을 잃어버리는 엄마와 여행 4일 차, 적당한 구간에서 끊어줘야 함을 학습한 모양이다. 나는 웃으면서 “또 길 잃어버릴까 봐?”하고 물었다. 구경이 뭐 대단하다고 아들을 걱정시키면서까지 할 일인가. 나는 그렇게 하자고 얼른 동의하면서 우리의 탑승 게이트 쪽으로 걸었다. 하지만 탑승 게이트가 가까워지자 아무것도 없어졌다. 우리는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가 마지막 미션인 카드의 잔액과 동전을 털어버릴 것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커다란 토토로 인형이 세워져 있는 매장이 보였다. 그동안 시네마 선샤인과 가마쿠라의 동구리공화국, 그리고 선샤인시티 쇼핑몰까지 지브리의 굿즈들이 보이면 샀는데 이곳에 오니 사고 싶은 것이 또 있었다. 색종이 사이즈로 퀼트 조각처럼 여러 가지 무늬로 디자인된 종이 세트였다. 편지지일까? 귀여운 토토로가 그려져 내 눈을 현혹했다. 뭐에 쓸지 모르겠지만 우선 사려고 계산대 앞에 줄을 섰다. 기다리는 동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지브리 캐릭터를 이렇게 좋아했던가 싶다. 지인들에게 줄 선물은 비싸도 덜컥 덜컥 잘도 샀는데 구매 리스트 중에 내가 가져야지 싶은 것은 사실 별로 없었다. 있다면 오늘 고른 색종이 정도. 예쁜 것을 보면 두근거리던 시절은 예전에 지나갔고 이제는 예쁜 쓰레기들을 되도록 사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줄 선물이라는 핑계로 내 소비욕을 채우고 있던 것이다.

남은 동전은 향수를 사면서 모두 사용했다. S가 사용할 만한 향수로 직원이 추천을 받아 골랐다. 나는 카드와 현금으로 계산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가능하다고 하기에 나는 동전을 모두 꺼냈다. 이런 일이 익숙한지 직원은 동전 전체를 하나하나 세어서 얼마인지 알려줬다. 그리고 남은 금액을 말하기에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드디어 동전에서 해방되었다.

면세점에서 따로 살 선물은 없었다. 잔액을 털 겸 우리가 먹으려고 도쿄바나나를 하나 더 사려고 했지만 입구 쪽에서는 사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기도 했고 안에 들어가도 같은 것을 많이 판다는 생각에서였다. 계속 가다 보니 점점 매장의 크기가 작아졌다. 우리는 탑승게이트 전 마지막 매장으로 들어갔다. 이런, 도쿄 바나나가 품절이었다. 앞쪽에는 쌓아두고 팔던데 안으로 들어오니 품절이었다. 대신 스모크 감자칩을 골라 계산하려는데 웰컴스이카 카드의 잔액만으로는 모자랐다. 우선 잔액만큼 결제하고 나머지는 신용카드로 하고 싶었으나 카드와 카드로 나눠 지불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아까 현금을 먼저 털 것이 아니라 스이카 카드를 먼저 털었어야 했다. 하는 수 없이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이제 S의 스이카 카드에 남은 잔액을 소진해야 했다. 사기 싫지만 억지로 사야 하다니, 뭔가 많이 손해인 느낌이었다. 작은 매장이라서 물건이 다양하지는 않았다. 과자 코너를 다시 돌다 보니 도쿄 바나나 큰 상자가 남아 있었다. 작은 사이즈만 품절이었구나 하면서 그거라도 사자고 했다. 나중에 보니 우리가 아는 도쿄바나나가 아니라 도쿄바나나 파이였다. 그걸 사도 잔액이 약간 남았다. 잔액과 딱 맞는 상품을 고르기는 어려웠다. 천 엔 이하라서 가능한 상품은 자질구레한 것밖에 없었다. 꽃무늬가 가득 그려진 손수건 한 장을 함께 결제하고 나니 179엔이 남았다.

마지막으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으러 갔다. 물은 100엔, 말차음료수는 170엔. 이왕이면 조금 더 쓰려고 음료수를 골랐는데 자판기가 카드를 읽지 못했다. 카드를 가져다 대도 먹통이고 뭘 눌러야 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뒤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다가왔다. 내가 카드를 댔다 뗐다 하는 걸 보더니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보았다. 20대 초반 정도의 두 아가씨였는데 “왜 안 되는 거아?”하며 자기들끼리 우리말을 주고받았다. 한참 씨름하다 결제가 되었다. 나는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금방 말이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한국말로 ‘고맙습니다’라고 해야 할지 영어로 ‘땡스’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아리가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허리를 굽혀 꾸벅 인사를 하고 S가 기다리는 곳으로 왔다. 아무튼 카드에 9엔 남았으니 잔액 소진 미션 완료.




내가 여행을 떠난 이유는 집이 아닌 곳으로 가고 싶어서였다. 집이 아닌 곳이란 말하자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다.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출퇴근하는 일상 말이다. 새로운 장소로 가서 못 해본 경험을 하거나 재미있는 모험을 꿈꾸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을 떠난다고 해서 쉼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움이 습관과 부딪힐 때 일어나는 균열은 피할 수 없고 그로 인해 피로감을 느낀다. 그것은 기분 좋은 피로가 되기도 하고 정신적이거나 물리적으로 고통이 되기도 한다. 전자라면 오래 곱씹으며 삶을 씩씩하게 살아갈 원동력이 되겠지만 후자라면 삶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그 차이는 스스로가 만들어낸다.

여행을 왜 떠났으며 무엇을 하려고 떠났는가를 알지 못한 채 '남들처럼' 움직이다가 망하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우면 좋은 것이라고, 유명하면 아름다운 것이라고 무작정 받아들인 정보 때문에 '여행은 즐거운 것'이라 속고 있는지 모른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면 그것이 쉼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힘들어도 즐거울 수는 있다. 그것이 정말 나에게 즐거움인가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 S가 즉흥적으로 떠난 이번 여행의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영화 관람이었지만 어찌 보면 쇼핑을 위한 것이었다. 해외여행의 목표가 면세점 쇼핑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쇼핑은 아니었다. 디지몬과 지브리 덕후로서 덕질을 위한 굿즈 쇼핑이었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선물을 위한 여행이었다. 돌아보니 나는 마치 선물을 사기 위해 여행을 온 것처럼 모든 순간 선물에 얽매여 있었다. 누구를 위한 선물인가? 받는 이보다도 주는 나를 위한 선물이고, 만족이었다.

사람들이 가는 유명한 곳에 가고, 예쁜 사진을 찍고, 남들처럼 가봤다는 자랑삼아 SNS에 올리는 것과 지인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기쁨만이 우리가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일까? 일상을 떠나 얻을 수 있는 휴식과 충전의 시간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여행이 일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알람시계처럼 맞춰진 신체를 조금은 더 느긋하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에 앞서 마음의 근육도 이완시켜야 한다.

요즘의 여행에는 김동률의 노래처럼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 손 안의 스마트폰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 모든 것을 지녔다고 하나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은 것과 같은 불안함은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지도가 있어도 지도를 읽는 지혜가 없다면 소용없다. 어디서든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은 나와 아무 상관없는 뜬구름일 뿐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가를 아는 것이며 무엇 때문에 떠나는가를 아는 것이다.

이 글을 연재하는 동안 큰 아이 E는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나는 엄마의 노파심으로 내가 얻은 정보들을 모두 전해주고 싶어 했으나 E는 내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내심 서운한 마음도 들었으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E가 옳았다. 지도가 없어 길을 헤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모은 정보들로 나는 여행을 성공으로 이끌었나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다. 그럼에도 내 사고방식은 여전히 미리 모은 정보만이 여행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여행을 성공으로 이끄는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 아니 애초에 여행을 미션 성공과 실패로 나눈다는 것 자체가 여행을 즐길 준비에 미달이 아닌가? 여행도 일처럼, 실용적이고 효과적으로 계획하여 목표 달성률에 따라 평가하고 성공과 실패의 정도를 나누려 한다면 집에 돌아올 때쯤 온갖 스트레스로 가득하게 된다. 여행을 망치는 조건은 첫째, 여행 전에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짜고 둘째, 여행하며 계획대로 하기 위해 마음을 졸이는 것이다. 그러면 여행 내내 동동거리다 피곤에 푹 절어 집에 돌아오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완벽한 계획과 실천으로 이루어진 여행이 힐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여행은 아니다. 게다가 완벽한 실천이라는 것은 없다. 어디든 변수는 있기 때문이다. 늘 똑같은 헛발질 패턴의 여행에서 벗어나려면 여행의 이유부터 찾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남들과 똑같아지기 위해 예쁜 곳에서 인생사진을 찍고 남들이 가는 맛집에 가는 것이었을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쉼'이라면, 여행을 떠나기 전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준비가 되었는지 나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이전 09화 여행과 선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