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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지은 Jun 12. 2019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기

한 주간의 생각 정리



1 내가 가진 것들

 

하루를 마무리하고 기도를 하는데 순간 '충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내 존재만으로 행복한 순간은 오랜만이었다. 돌이켜보면 난 늘 내가 가지지 못한 관계, 사랑, 환경, 물질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가지지 못한 것들을 더 소유하고, 채우고, 쌓는 것에만 급급해 주변에 가득한 행운들은 보지 못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것들이 보였다. 곁에서 나를 평안하게, 따뜻하게 돌봐주는 것들.



2 누군가의 서재


합정에서 멋진 공간을 만났다. 몇 달 전부터 가야지 마음먹다 주말에야 스탠딩에그가 운영하는 '모티브 커피바'에 다녀왔다. 첫인상은 누군가의 멋진 서재에 놀러 온 기분이랄까. 워너비인 프리츠한센의 세븐체어부터 루이스폴센 조명, 벽면을 가득 채운 모듈가구까지. 우선 공간을 채운 가구부터 취향 저격이었다. Y는 옆에 앉아 코딩을 하고 나는 김연수의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었다.


 

책 끝을 접은 구절


"스누피의 만화 중 이런 장면이 있다. 만화에서 샐리는 즐겁게 줄넘기를 하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왜 그래?" 친구 라이너스가 묻는다. 샐리는 대답한다. '난 정말 줄넘기를 하고 있었어. 모든 게 다 괜찮았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갑자기 다 부질없어 보였어.' 청춘의 시간은 꼭 이렇게 흘러간다. 무언가에 열심히 빠졌다가도 갑자기 다 부질없어 보인다. 20대는 제대로 산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모든 게 부질없어 보이는 것일까? 그건 어쩌면 20대는 결과는 없고 원인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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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내가 잘 살고 있을까? 의문이 들 땐 20대는 씨 뿌리는 시기이지 거두는 시기가 아니라 생각하자.


3 자존감에 대하여


오늘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언제 자존감을 느끼나요?"란 질문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부분 칭찬을 받거나, 목표하는 바를 이뤘을 때.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란 답이 많았다. 나 역시도 비슷했다. 그런데 문득, 무언가를 성취할 때만 자존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존재하는 모든 순간에, 숨 쉬는 모든 순간에 우린 자존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P언니가 준 책갈피.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만 모아 보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냉담한 인물들,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이다.

 

불안,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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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되지 말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마땅히 서 있어야할 곳에 꼿꼿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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