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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geun Mar 31. 2020

솔직함

20년 1월에 쓰고 3월에 덧붙임


대학교 새내기 시절, 생각을 말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참 솔직한 선배가 있었다. ‘난 이런 사람이라 이런 게 싫고 좋아.’ 나였다면 굳이 말하지 않을 것들을 몸 밖으로 꺼내시는 분이었다.



개성을 죽이는데만 혈안이 되어있는 선생들로 가득 찬 빡빡이 투성이의 남중/남고를 다녔던 내겐 새로운 유형의 멋짐이었다.



선배를 보기 전 나는 솔직한 사람들을 굳이 안 해도 되는 말을 해 주변의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드는 유형이라 여겼다. 7년이 지난 지금, 솔직함에는 자신의 생각을 알몸처럼 남들에게 보여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제는 솔직한 사람들을 리스펙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주변의 기분을 싸하게 만드는 솔직함은 예쁘게 말을 하지 못할 때나 아니면 그 주변이 꼰대들로 가득 차 있을 때 등장했었다. 솔직함 그 자체는 악역이 아니었다.




솔직했던 그 형이 떠올라서 난데없이 글을 남기는 나는 뜬금없는 걸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솔직해진 걸까. 여하튼 고마웠어요 형. 덕분에 허물을 벗고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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