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3.5
아이들의 긴 방학이 끝났다. 첫째에겐 새해의 첫 두 달이 봄방학도 없이 온전한 겨울방학이었다. 아이들은 방학 중에도 학교와 유치원을 가긴 했지만 학기 중일 때와는 다른 일과를 보냈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었다. 살 부비고 얼굴 맞대고 함께 밥 먹고 같이 놀다 아이 발바닥을 붙잡고 낮잠도 자고...
아마도 방학동안 네 식구가 이리저리 구르고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감기가 돌고 돌아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나을 만하면 또 옮기고 옮아 돌고도는 바이러스. 도대체 몇 주째인지. 항생제 부작용이 큰 둘째 녀석 걱정에 병원도 안가고 버티다가 결국 애미는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되어 항생제를 받아왔고, 아이들은 한 보따리씩의 감기약을 데려와야 했다.
첫째는 오늘 일어나 머리도 아프고 속도 불편하다며 학교에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옛날 사람인 엄마는 일단 약을 먹고 등교해보고 도저히 버티지 못하겠으면 조퇴하고 돌아오라며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그리고 등교한지 두 시간이 넘도록 아이나 학교 선생님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다. 괜찮은가 보다.
학교는 좀 힘들어도 참는 것을 배우는 곳이라 생각해서 보내긴 했는데, 너무 힘들어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플 땐 쉬어야 낫는 건데 아직 어린 애를 모질게 보내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일 뿐이지만, 아이가 참는 것, 불편해도 버티는 것을 배우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코로나에 걸렸을 때, 아직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등교하고—그땐 확진이 아닌데 빠지면 그냥 결석이었으니—그 날 몸이 너무 안좋아 꾸벅꾸벅 졸며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는 아이 말이 떠올랐다. 수업 시간에 처음으로 졸아봤다고—처음이라 기억하지 나중엔…—아이가 말했던 게 기억난다. 그래, 참고 버티는 것도 능력이야. 오늘 몸이 싹 좋아져서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