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생 Feb 17. 2023

퇴사를 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는다-1

시작은 늘 새롭지


 2022년 2월 22일, 지난해 몸담았던 회사에 첫 출근을 했다. 아직 코로나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던 시기, 한국에서 특별기를 신청해 두고 기다리던 때 어미새님이 추천해 준 회사였다. 큰 회사는 아니지만, 독서모임에 나오던 분이 다녔던 회사라 나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회사였고, 경험이 없는 분야긴 했지만 직무가 기존 경력과 연결되는 분야라 이력서를 보냈다. 


 먼저, 간단하게 보이스톡으로 통화를 했고 다음날 다시 화상면접을 봤다. 대표님이 어미새님의 지인이라 대략적인 성향을 들어서인지 화상면접에서도 열정이 느껴지는 듯했다. 친절한 면접이었고, 그날 오후 다시 연락이 와서 같이 일하자고 말씀하셨다. 사실, 그렇게 선호하는 업계는 아니라 고민을 하기도 했다. 다만, 경제적 공동체로써 이뤄야 하는 목표가 있는데 길어진 구직기간으로 인해 마음의 부담이 있던 상황이었고,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와 구직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출근할 곳이 있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했다. 


 첫 출근을 한 날, 들어보니 회사의 상황은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한국의 모기업에서 투자를 받아 운영되던 회사였고, 그 모기업이 더 이상 투자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새로운 투자자를 찾은 상태였다. 그래서 곧, 새로운 투자자의 사무실로 이사를 하게 되고 회사명도 바뀐다고 했다. 함께 일할 한국인 팀장님은 결혼식을 앞두고 있어 긴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다. 지금도 그때 그냥 도망쳤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나는 이 좁은 교민사회에서 어미새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싶지 않은 아기새였다. 


 업무를 배우기 시작하고 딱 일주일 만에 팀장님이 한국으로 떠났다. 2주가량의 일정이었고 회사는 이사준비와 신규사업영역 준비, 새로운 투자기업의 시스템에 적응 준비 등 모든 게 변화 그 자체였다. 팀장님이 비운 자리를,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부여받은 '팀장'이라는 직책에 맞게 해내야 해서 부담이 컸다. 이왕 이렇게 발 뺄 수 없게 된 마당에 잘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새로운 시작, 경제적 활동이라는 목표로 나를 갉아먹은 지난 1년이 시작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