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기적

by 청리성 김작가
내가 하고자 해야 맞이할 수 있는 현상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현실로 벌어질 때, 우리는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스포츠에서 이런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야구에서 10점 차 이상 차이가 난 경기를 9회 말에 뒤집는 경기가 있다. 축구에서, 종료 5분을 남겨놓고 3점 차를 따라잡는 경기도 있다. 복싱에서, 몇 번을 다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전 KO 승을 일궈내기도 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기적이 스포츠에서 일어난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처럼, 생생한 경기가,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다.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 대부분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뒤집을 수 있던 이유는 뭘까?

야구 역사상 최고의 포수로 칭송받는, 뉴욕 양키스의 ‘요기 베라’가 한 말 때문이라 생각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요기 베라가 뉴욕 메츠 감독 시절에 했던 말이다. 내셔널 리그 동부에서 꼴찌를 하고 있었다.

선두 시카고 컵스와는 9.5게임 차였다.

이 간격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뉴욕 메츠가 9.5번 이길 때, 시카고 컵스가 9.5번 져야 맞춰지는 간격이다. 기자가 이번에는 안 될 거라는 말을 하자, 불끈하며 되받아쳤던 말이라고 한다. 그 해, 그의 말처럼 기적적으로 동부에서 1위를 차지했고, 월드 시리즈까지 갔지만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하였다. (참조: 위키피디아 참조)


모두가 안 된다고 말할 때, 선수들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렇게 집중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하나씩 만들어 갔다. 중요한 것은 점수나 실력 차가 아니라,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 생각이, 실제로 안 되게 만든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은 기적을 만들어낸다. 기운이라고도 한다. 상대방은 기세에 눌리게 된다. 기세에 위축돼서 하지 않던 실수를 하게 되고, 앞장 서던 분위기가 끌려가는 분위기로 바뀌게 된다.


일상의 기적도 그렇다.

안 될 거라 포기하는 순간, 안 된다. “하는 데까지 해보자!”라는 생각과 행동이, 하게 만든다. 필자도 그랬던 경험이 몇 차례 있다. 스포츠 얘기를 언급하다 보니, 대학 입시 실기시험을 치를 때가 떠오른다. 오전 종목은 자신이 없던 종목이기도 했고, 실수가 좀 있었다. 함께 시험을 치르던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우울한 분위기에서 점심을 먹는데, 친구가 “그냥 집에 갈까?”라며 포기하자고 했다.

순간적으로, ‘그럴까?’ 생각했다. 하지만 곧바로 마음을 바꿔 먹었다. 오후 실기는 자신 있는 종목이기도 하고, 끝까지 해야 후에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보는 김에 끝까지 하고 가자.”라고 친구를 다독이고 끝까지 시험을 마쳤다. 학교 정문을 빠져나오는데,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끝까지 마치니까 기분은 좋네?” 시험에 합격했고, 졸업까지 잘 마쳤다.

후배들에게 가끔 하는 말이 있다.

“하고자 하면 방법이 생기고, 피하고자 하면 핑계가 생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필리핀 속담에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다. 하고자 하면, 되는 방향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해서 찾아낼 때가 있다. 신기하게도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간절함이 불러오는 끌어당김의 효과라 생각된다.

피하려고 마음먹으면, ‘어떻게 빠져나갈까?’ 궁리하게 된다.

안 되는 이유만 찾게 된다. 당연히 안 되는 방향으로 집중하게 되고, 그럴 수밖에 없는 변명을 나열하게 된다. 주변의 도움도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하고자 하지 않는데, 주변에서 도와줄 리 만무하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너무 식상한 말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러기 때문에 간과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에이, 이건 안 돼!”라며 할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될 수 있을까? 본인이 안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니, 안 되는 거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고 싶어도, 그 사람이 손을 뻗지 않으면 구해줄 방법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음과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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