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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Mar 25. 2024

마음을 열어,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방법

힘들고 불행하다 여겨질 때 그 어둠에서 건져줄 한 줄기 희망, 인생 문장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문장을 처음 접한 건, 한 영상에서였다. 어떤 계기로 보게 됐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문장은 너무도 명확하게 기억한다. 박신양 배우가 강연하는 영상인데, 자신의 힘들었던 유학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이 문장을 소개했다. 러시아에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너무 힘들어 교수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어떤 조언 대신, 시집이라며 책 한 권을 내밀더란다. 그 책을 읽는데, 이 문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충격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갇혀있던 자기 생각의 틀에서 벗어난 느낌이랄까?     


한 철학자가 한 말이라고 소개했다.

이 문장을 발견하고 깨달은 것을 이렇게 표현하진 않았지만, 어둠에 갇혀있던 힘듦을 밝은 곳으로 이동시킨 계기가 된 것으로 보였다.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시선과 마음이 달라졌다는 말이다. 청년들이 이 문장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초보 직장인을 위한 직장생활 설명서>에 내용을 실었다. 출간 강연할 때는 영상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오늘, 이 말을 한 철학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철학자, 쇼펜하우어다.

한 칼럼을 읽던 중, 쇼펜하우어를 언급한 내용을 발견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어서, 관련된 책도 여러 권 나왔다면서 소개했다. 책 제목을 살피다가, 위의 문장으로 된 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검색해서 찾아보니, 있었다. 저자가 쇼펜하우어라고 되어있었다. 쇼펜하우어는 매일 일기를 써서 1만 페이지가 넘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 책의 구성은 이렇다.

일기를 포함한 그의 도서들과 편지 등에서, 삶에 대한 통찰과 정곡을 찌르는 인생 조언을 모아서 엮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인생의 해답을 쇼펜하우어가 남긴 저서에서 찾으려 하는 이유도 설명한다. 쇼펜하우어는 인생 그 자체를 텍스트 삼아 삶의 고통을 철학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의 일부 내용을 소개한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독한 가르침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명확하게 표현한다.   

  


이 책 후기에 인상적인 내용이 보였다.

이 문장을 쓴 의도와 박신양 배우가 깨달은 내용 그리고 그가 강연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이유를 명확하게 인지한 듯하다.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인생이 왜 이렇게 슬프냐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구매했다. 제목부터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러게, 왜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하며 담담히 읽으니 잔잔한 위로를 받았다.” 그렇다. 힘들고 어렵다며 불평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자신의 삶을 비관할 때, 왜 그러면 안 되는지 역으로 묻는다.      


그 물음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래! 나는 왜 힘들지 않아야 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지? 아닐 때도 있는데 말이야!’라며 자기 인생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을 열어준다. 힘든 사람은 자기만 힘들다고 여겨진다. 나 이외의 사람들은 행복한데, 자기만 힘든 거다.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왜 나만 이러는지 원망스럽다. 나도 그랬다. 나만 힘들고 나만 행복하지 않은듯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일했던 시절과 주말도 일해야 했던 시절이 그랬다. 힘겨워했던 시절의 한 장면을 소개하면 이렇다.      


그날도 어김없이 밤늦은 시간 퇴근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바로 앉아 있을 힘도 없어 창에 머리를 기댔다.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온 끝 여름쯤이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멀리서 불빛이 매우 밝은 광장이 보였다. 그곳에는 파라솔이 펼쳐져 있었고, 삼삼오오 모여 생맥주잔을 부딪치며 즐거운 표정으로 대화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너무 부러웠다. 나도 저기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했다. 내가 부러웠던 건, 생맥주도 치킨도 아니었다. 여유였다. 지금 시간에 저렇게 앉아, 여유 있게 대화를 나누는 그 시간과 마음이 부러웠던 거다.      


돌이켜 보면, 참 어린 생각이었다.

그 안에 있던 사람들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몰랐던 거다. 그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나는 몰랐던 거다. 마냥 그렇게 즐겁고 좋은 줄만 알았던 거다. 하지만 그 누구도, 마냥 힘들거나 마냥 즐거운 시간만 있는 건 아니다. 비율로 따지면 반반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있다. 인생 전체를 보면 그렇다.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를 봐도 그렇다. 좋은 일이 안 좋은 일을 불러올 수도 있고, 안 좋은 일이 좋은 일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일희일비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완전하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장담하진 못하지만, 방법이 있다. 인생 문장을 설정하고 마음에 품고 사는 거다. 인생의 파도가 치거나 어둠이 덮쳐올 때, 이 인생 문장을 떠올린다. 그러면 인생의 파도가 칠 때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어둠이 덮쳐올 때, 밝음으로 시선을 옮길 수 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한 지금의 상황이, 나에게 필요한 상황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게 만든다. 내 마음의 균형을 잡고 빛으로 안내할 한 문장이 있는가? 그 문장을 찾고 품어야 한다. 삶의 여정을 돌아보며 찾거나, 책 속의 문장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그 문장을 찾는 순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내 인생 문장을 소개하면 이렇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분이다!” 이 문장이 내 안에 들어온 사유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까? 결혼과 직업 그리고 직장을 선택하는 순간이다. 이 갈림길에서 모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했다. 당시에는 힘들고 원망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깨닫게 되었다. 내게 도움이 된 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나에게 필요한 방향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 이 문장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내게 필요한 이유를 찾는다. 그러면 기가 막히게 그 이유를 찾는다. 그리고 감사드린다. 내 인생 문장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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