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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맘 Feb 21. 2024

엄마로부터 시작된 500일의 기적

RT(반응성 중재)를 한 아동 중 가장 어린 친구 똥그니



12개월에 아이가 상호적인 반응이 없자 어머니께서는 보육지원 관련 기관에 문의를 했고

반응성 중재를 하고 있는 나를 소개받고 전화를 하셨다.

전화상담 시 아이가 아직 어리고 어머니께서 상호작용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다고 권고해드렸다.


그리고 15개월 무렵 다시 상담 요청이 왔다.

아이가 어려서 댁으로 방문을 했다.

당시 똥그니는 얼굴에 표정이 없고 반응도 없고 음성 표현도 없었다.


지난주 똥그니 집에 5회기째 방문을 했을 때

이전 주에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웃으며 나를 반겼다.

현관에 낮은 자세로 앉아서 인사를 나누자

강아지처럼 나에게로 와서 안기며 얼굴을 내 어깨에 대고 기대었다.

그 따뜻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중재 회기 내내 아이의 얼굴에 표정이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 얼굴에도 웃는 표정이 계속 있었다.


아이의 미소 어린 표정과 엄마의 미소 어린 표정

아이가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요즘 일반적인 결혼 나이보다 조금 빨리 결혼한 아이의 엄마

서울에서 남편 따라 낯선 부산에서 시작한 신혼

그리고 엄마가 되었다.


요즘 아이들의 사회생활의 시작은 '조동'


'조동'은 조리원 동기 모임의 약자이다.

조동 모임에 나가면서 엄마의 걱정은 시작이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다른 아이들의 발달과 달리

왠지 발달이 늦어 보이는 자신의 아이를 보며 

엄마는 얼굴의 표정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육아휴직까지 하며 아이를 돌보았지만 마음은 늘 불안 그리고 걱정

반응성 중재를 시작하며

아이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원하는 놀잇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의 의도가 읽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의 수준과 요구에 맞추어서 반응해 주기 시작했다.


지난주 방문을 하니 벽에 500이라는 큰 풍선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아이의 얼굴에는 미소

그리고 움직이며 놀 때마다 옹알이가 나왔다.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이전에 없던 포인팅+옹알이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가 움직이는 곳으로 따라다니며 

아이의 의도를 읽고 상호작용을 해 주었다.

500일 무렵에 보인 아이의 밝은 표정과 미소는

엄마의 반응성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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