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함께하는 여행
이곳은 사람들이 사는 곳인가? 아니면 여행객들을 위한 관광지인가? 알고 갔지만, 헷갈릴 정도로 매력적인 이곳은 북촌이다.
고위관료들과 왕족들이 주로 거주했다는 이 곳의 한옥은 민속촌의 그것과는, 북촌 아랫마을의 그것들과는 사뭇다른 느낌이었다.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북촌의 지붕은 오랜 세월을 담고 있지만, 현대적인 주변건물과 멀리보이는 도시의 라인과 만나, 매력적인 그림을 쏟아낸다.
작은 주소패 하나도 옛스럽게 남아있는 것이, 크진 않아도 마음에 와닿는다. 변화속에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넓은 공간에서 꿋꿋하게 존재하는 작은 오브제의 장면들은, 빠른 업무와 수없이 쏟아지는 미션속에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속에서 나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살고 있는 작은 나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관광객들은 여기저기서 컷들을 담아낸다. 그들에게 북촌은 이색적이고, 접해본 적 없기에 아름답고 매력적이겠지만, 나에게 북촌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현재와 잘 어울려서 남아있기에 아름다운 곳. 조용한 대화와 함께 거닐었던 북촌은 충분히 그럴만했다.
사라지지 말자. 어떤 모습으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