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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질남편 Apr 19. 2024

주위 사람들을 통한 생각과 언어의 변화

뉴질랜드 첫 집 구매의 여정

처음 엘림교회에 고용되었을 때에 교회는 행정조직이 개편되고 있었다. 그 개편되는 가운데 새로운 담임목사가 오게 되는데 오자 마자 교회직원들에게 한 이야기가 바로 믿음으로 불가능한 것을 소망하고 구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더니 집을 사는 것이 자기는 기도제목이라고 선포를 했다. 그러더니 옆 사람과 불가능한 것을 나누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시간을 갖자고 우리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당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담임목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이야기를 막 뱉을 수가 있을까? 저러다가 안 이루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저런 소리를 하나?'라는 그런 생각과 더불어 옆 사람에게 이렇게 불가능한 것을 나누었다.

"나는 집을 살 수가 없을 거야. 아무래도 그런 날이 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야.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는 집에 대한 기도는 하지 않아도 돼"

이런 말을 하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아무튼 함께 기도를 했다. 그러더니 담임목사가 키위빌드라는 제도가 처음 시작될 때 본인의 재정에 맞추어 방 2개가 있는 작은 집을 구매하더니, 본인이 집을 샀다고 일요일 설교시간에 갑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어떻게 설교시간에 자기가 집을 샀다고 저렇게 간증을 할 수 있지?' 더군다나 청중의 반응은 더 나를 놀랍게 했다. 마치 자기가 집을 산 것처럼 담임목사가 처음 집을 샀다는 말에 진심으로 박수를 치고 축하를 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문화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고, 전형적인 Victim Mindset으로, '당신은 그래도 담임목사니까 나보다 월급이 많이 받으니 집을 살 수 있었나 보군요, 저는 아무래도 이렇게 부목사에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는 집을 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반항심, 질투심 그리고 절망감만 마음에 가득했었다. 나는 그 간증에 반항심을 품었다. '본인이 집을 샀다고 이야기하면 집이 없는 사람들,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큰 상실감을 느낄 텐데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하지만 이 반항심은 정말 집이 없는 사람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비교와 질투를 느끼는 나, 바로 나의 상실감 때문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코로나 기간에 어떤 부목사가 직책이 바뀌며 집을 살 수 있게 되었나 보다. 그 목사도 갑자기 앞에 나와 자기 평생에 집을 영원히 살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드디어 조건이 맞아 집을 사게 되었다고 간증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내 주위에 있는 동료 목사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첫 집을 구입하고, 그 집을 팔고 조금 지역이 더 좋고 집의 규모가 전 집보다는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는 모습을 성도들과 동료들에게 가감 없이 나누었다.

그때부터 어렴풋이 내 마음에 그런 생각이 들어도 부정했던 그 생각, 바로 첫 집구매에 대한 소망을 품는 것도 그리고 그 소망을 품은 것을 나누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는 일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내와 본격적으로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집 구매를 꿈꾸게 되었다. 그런 소망을 품는 가운데 교회 성도님이 나에게 계속 집을 사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정말 명언 중에 명언을 나에게 하셨다.

"목사님, 지구상에 목사님이 사시는 한 목사님 이름으로 된 자기 집을 꼭 한 채 있어야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모든 세포와 조그마한 잔털까지도 목표를 향해 전진하다 보면 길이 보이니까 포기하지 마시고 믿음을 갖고 도전해 보세요. 목사님도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나는 주 30시간으로 고용된 파트타임 목사였고, 아내는 젖먹이 둘째를 전담해서 키워야 하는 가정주부였다. 당연히 국가보조비에서 최대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극빈(?) 층에 속했고 이런 현실로는 집을 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허황된 꿈이었다. 하지만 예전의 Victim Mindset을 버리고 소망을 품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처음에 시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첫 고민의 문을 두드린 곳이 바로 모기지 상담원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나름 진지하게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천국에 소망을 두고 목회 열심히 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확실히 이 신학은 천국만 바라보며 현실을 바꾸려는 시도는 하지 않게 하는 부작용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만약 이 신학이 맞다면 하나님은 절대로 아브라함에 땅을 준다고 하면 안 되는 거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 그렇게 많은 가나안 족속과 전투도 하면 안 되는 거다. 아무튼 그런 패배주의와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희망을 품게 되었다. 생각이 바뀌니 언어가 바뀌고 언어가 바뀌니 행동이 바뀐다. 그렇게 하나님은 우리에게 인생을 바꾸는 기회를 주신다. 인생을 바꾸려면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한다. 꿈이 현실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말을 바꿔야 한다. 눈에 보이는 현실에 소망을 품고 생각을 바꾸고 말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또 완전히 안 되는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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