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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질남편 Apr 19. 2024

행동 1 - 모기지 어드바이저를 찾아

뉴질랜드 첫 집 구매의 여정

처음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자격이 안돼도 전문가를 찾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일이었다. 그래서 찾아간 사람이 바로 모기지 어드바이저다. 보통 모기지 중개인이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면 굉장히 싫어한다. 중개인이 아니라 어드바이저라고 불러야 한다. 자리에 앉아서 허심탄회하게 모든 상황을 다 이야기했다. 당시 내가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은 5만 불도 안되었다. 아내는 공부를 하고 있고 두 자녀를 키우는 데다가 파트타임 목사면 5만 불 융자도 지금 생각하니 정말 후하게 쳐준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모기지 중개인은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현실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다.

"먼저 사모님이 직장을 잡으셔야겠어요. 그리고 목사님은 교회에 이야기해서 꼭 풀타임이 되셔야 하고요. 연봉은 이 정도 돼야지 그래야 이 만큼은 은행융자를 빌릴 수 있고요..."

그분의 설명이 하나도 들려오지 않았다. 언제 공부를 해서 또 언제 직장을 잡을까라는 막연함. 공부를 시작하기는 했다만 정말 공부를 한다고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투명한 미래의 염려. 아무튼 아내는 차례차례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며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모기지 어드바이저와 1년에 한 번 정도 계속 업데이트하며 상황을 점검했고 아내는 결국 대학을 졸업했다. 나 역시 참 많은 갈등과 흔들림이 있었다. 교회에서는 절대 내 시간을 올려줄 마음이 없는 것 같고 그렇다면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그 일은 결국 몸을 써야 하는 일들이었다. 30시간이라는 것이 참 애매한 게 이건 풀타임도 아닌데 풀타임처럼 일을 해야 하고, 목회라는 것이 참 애매한 게 딱 시간을 끊어서 나는 이만큼 밖에는 일 안 합니다라고 할 수 없다. 일을 하면 목회가 구멍이 나고, 목회를 제대로 하자니 일을 못하고 이런 갈등이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융자를 얻기 위해서 우리는 그에 해당하는 자격을 갖추어야 했다. 대학을 졸업한 아내는 본격적으로 구직을 시작했다. 딱 원하는 직장을 얻으면 참 좋으련만, 아내를 열렬히 원하며 환영하는 회사는 뉴질랜드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인터뷰라도 볼 수 있는 자격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일조차도 일어나지 않아서 참 아내가 울기도 많이 울고 나도 속이 참 상했다. 씨를 심고 싹이 나고 줄기가 굵어져 나무가 되어 원하는 열매를 얻기까지는 참 많은 계절과 시련의 바람과 햇볕이 있어야 하듯 우리는 그 자격에 이르기까지 계속 기다리고 또 시도하고 도전해야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집을 사려고 마음먹었으면 변호사를 찾아가던가 모기지 어드바이저라는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 게 첫 번째 행동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해 준다. 그 소개해 준 사람이 다른 시각을 또 알려준다. 무언가를 소망하고 그 소망을 이루려면 먼저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알아야 하고, 그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내가 원하는 자격을 얻기 위해 또 현실적인 걸음을 그 한 걸음을 일단 내디뎌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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