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꼬르륵 Nov 14. 2024

35년 외길 걷는 헤비메탈 그룹,
블랙홀

천피디의 이븐한 음악일기 두번째, 블랙홀-깊은 밤의 서정곡 

살다 보면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굳이 왜 저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야 하나, 뭐 대단한 걸 한다고. 그리고 내게는 락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로 보였다. 특히나 일반 가요에 비해 대중성이 없는 헤비메탈 록을 하면서 경제적인 압박을 느끼며 사는 아티스트를 볼 때 박수를 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휴’ 하면서 그들의 가족과 생계를 걱정했다. 
그런데 최근 이런 저런 일을 겪다 보니 사람마다 결국 가치를 두는 것이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인생을 들여 그것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그들의 인생을 함부로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생각하는 것도 같잖은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들 나름대로 소신 껏 살아간다는데, 그리고 그게 법을 어기지도, 해를 끼치지도 않는데 내가 뭐라고 판단하고 걱정한단 말인가. 우리는 얼마나 많이 현실의 벽 앞에서 돌아서는가. 그런 현실의 벽을 무언가를 정말 좋아하기때문에 계속 들이받고 있다면 도대체 얼마나 그것을 사랑하는 것일까. 그런 면에서 기어이 락을 하는 분들의 열정과 소신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피디의 이븐한 음악일기, 

두 번째 곡은 그래서 더 박수 쳐 주고 싶은 그룹의 곡이다. 


바로, 블랙홀의 “깊은 밤의 서정곡”


https://www.youtube.com/watch?v=946hIajM-Hc


블랙홀(Black Hole)은 1990년대 한국 록 음악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로, 하드 록과 헤비 메탈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깊은 밤의 서정곡"은 그들의 첫 정규 앨범(1989년 발매)에 수록된 곡 중 하나다. 이 곡은 블랙홀 특유의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서정적인 가사가 조화를 이루며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곡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깊은 밤의 서정곡"은 밤의 고요함과 내면의 감정을 표현한 노래다. 특히 이 곡은 헤비 메탈의 강렬한 사운드와 서정적인 가사를 결합하여, 그들이 단순한 강한 음악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면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수준급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내가 놀란 것은 이분들이 여전히 활발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는 거였다.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은 1989년 데뷔 이래 올해까지 35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콘서트, 음반발매를 이어왔다고. 이곡을 직접 쓴 주상균씨는 기타 담당이자 리더신데 무대 위에서는 고음을 내지르다가 무대만 내려가면 그렇게 말도 없고 착해지신다고.  

가사 내용은 


”까맣게 흐르는 깊은이밤에 나홀로 외로이 잠못이루네 

파란 별빛만이 나의 창가로 찾아드네 

밤안개 흐르는 고요한밤에 나홀로 외로이 잠못이루네 

흐르는 눈물에 별빛담기어 반짝이네 

깊어가는 하늘아래 잠든세상“


참고로 이 곡 길이가 5분 36초다. 분위기가 아침방송에 틀기도 뭐하고, 신나는 리듬은 아니어서 낮에 틀기도 뭐하고, 밤에 틀려면 시간상 청취자의 양해를 구하고 틀어야 하고. 이래저래 라디오에서 쉽게 틀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음악을 만든 것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번 들으면 쉽게 헤어나올 수가 없는 곡. 그래서 결국에는 몇십년이 지나도 나까지 공부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천피디의 이븐한 음악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