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날씨는 여름을 향해 본격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더운 공기를 뚫고 미나는 평소처럼 시끌벅적한 교실 문을 열고 미나의 자리로 가 앉았다. 어제 무리를 한 건지 아직 오른쪽 어깨 한쪽이 뻐근했다. 오늘 아침, 알람 소리에 깬 미나가 거실로 나가보니 식탁 위 메모가 보였다.
"미나야. 오늘 오전 일이 많다고 해서 엄마 일찍 출근한다.
밥 챙겨 먹고 나가고, 집에 일찍 일찍 다녀"
'일?' 이 시간에 항상 미나를 배웅하던 엄마의 빈자리가 이상한 것도 잠시, 이제 편의점 알바를 시작할 거라던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계란프라이, 소시지와 허겁지겁 밥을 먹고 나서는데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아빠였다.
'우리 딸, 아빠 어제 출장 갔다가 바로 회사로 출근했다. 밥 잘 먹고 공부 열심히 하고. 이따 저녁에 보자. 우리 딸 파이팅'
아빠는 엄마와 다툼이 있는 날이면 출장이 있다며 공사장 숙직실에서 잤다. 찌뿌둥한 얼굴로 일하고 있을 아빠의 얼굴이 떠올랐다.
'... 거짓말'.
미나는 답을 하지 않은 채 폰을 가방에 넣어버렸다. 교실 책상에 앉자 미나는 아까 답을 하지 않은 아빠의 톡이 떠올랐다. 미나는 폰을 꺼내 아빠에게 짧은 인사를 건넸다.
"oo. 아빠도 파이-"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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