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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랑 Jul 15. 2023

너는 너야

오은영 박사님이 상담해 주는 금쪽상담소와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와닿는 회차는 몇 번 더 반복해서 보기도 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울컥하기도 하고

공감하며 같이 위로받기도 한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겉모습으로는 사람을 판단할 수 없구나를 느낀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구나, 누구나 내면의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구나.

치유를 도와주는 상담사 분들이 있고 또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책이나 영상으로 

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어린 시절 금쪽같은 내새끼같은 프로가 있어서 신청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했다.

부모님도 덜 다투시고 오빠도 언니도 나도 덜 상처받고 더 건강하고 자신감 있게 자랐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마음이 많이 억눌린 채 자라서 외롭고, 눈치도 많이 보고, 두려움도 컸다.


예술활동을 하며 표현하고 한편으로는 당당한 모습으로 지내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으로 행복한 적이 거의 없었다. 

유일하게 행복하다고 느꼈을 때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였고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였다.

그 순간의 행복감은 정말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고 컸다. 

그랬기 때문에 누군가가 준 행복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때, 사라졌을 때의 상실감은 해일처럼 덮쳐왔다.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서 회피하기도 했다. 느껴주지 않은 감정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억눌린 채 언제든 느껴주기만을 바라며 몸집을 불리고 있었다.


내가 스스로 채워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면 그 사람이 없을 때 함께 사라지게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본래 내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루하루, 하나씩 나를 알아가는 여정을 시작하고 진짜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작은 상처부터 큰 상처까지 직접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혼자서 너무 힘들고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라면 상담선생님을 만나 함께 해나가도 좋고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삶을 살아가며 직접 적용해 보는 연습을 해나가도 좋다.


오은영 박사님이 태사자 형준님 편에서 형준님에게 하는 말을 공유한다.

내게도 위로와 울림으로 다가온 말이었다.


 

"태사자가 아니어도 형준이는 형준이야.

택배 알바를 해도 형준이는 형준이야.

부모님의 소중한 아들이자,

이 우주의 유일한 사람이고, 그냥 너는 너야.

앞으로 어려움이 있을 거야.

원래 인생이 그래.

너만 겪는 게 아니야.

다만, 그 과정에서 그냥 시도해 보고 실패를 경험해 봐.

그런다고 네가 못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야.

인생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발을 내디뎌보렴.

그리고 행복한 건 또 조건을 갖추는 게 아니야.

그냥 일상에 순간순간 벅찬 마음이 확 차오를 때지.

그걸 잊지 말고 그걸 꽉 붙잡고, 두려워하지 말고 

첫발을 내디뎌 봐. 

너는 너야."


20대에 이 말을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는 형준님은

40대가 된 지금 들어도 충분히 와닿는 말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몇 살이든 지금 뭘 하고 있든 자신을 믿고 

작은 것이라도 시도하고 시작해 보자.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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