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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랑 Jul 15. 2023

내가 받고 싶었던 사랑

결핍 치유하기

내면의 결핍이 있는 사람의 경우 대부분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살펴보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마음에 구멍이 있으면 그 구멍을 어떻게든 채우고 싶어 한다.

때론 그 방식이 건강하지 않은 방식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당시에는 그것이 내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알지도 못한 채 행동하게 된다.

허기지면 찬밥도 밥이라 생각하고 먹어야 하는 것처럼.


머리로는 이해했다.

부모님이 맞벌이셨으니까.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자식 셋을 키우느라 고생하셨지. 

낳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여겼다.

그 마음이 진심으로 자리 잡아 눈물이 나올 때까지 참 많은 시간 아픔과 결핍을 마주했다.

어린 시절 채워지지 못한 인정과 관심, 사랑을 어른이 되어서도 갈구하게 된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든 것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쉽게 설명을 하면 긍정의 에너지는 긍정의 에너지를 부르고

감사의 에너지는 감사한 일들을 더욱더 가져다준다.

결핍의 에너지는 결핍의 에너지를 만나게 한다.

내 마음이 결핍과 상처로 가득할 때 그와 비슷한 에너지인 사람을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

상대의 결핍을 이해하는 만큼 누구보다 그것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마치 내 결핍이 그 안에 있는 것처럼 투사하기 때문이다.

내 안의 결핍은 점점 보지 않게 되고 상대를 채워주기 급급하게 된다.

어떻게든 버림받지 않고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

버림받은 그 느낌은 정말 비참하고 괴롭기에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다.


환승이별을 하는 사람의 심리는 어쩌면 정말 천생연분을 만난 것인지도 모르지만

헤어진 뒤 몰아닥치는 외로움과 공허함, 버림받은 느낌을 필사적으로 피하기 위해

그 감정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당장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에게 집중할 수 있고 그러면서 내면에 쌓인 감정은 잠시 외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난 인연은 이전의 과정을 되풀이할 확률이 높다.

결핍은 결국 스스로 내면을 바라봐주고 느끼고 수용하는 경험을 통해 치유된다.

상대를 통해 임시로 채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지만 언제가 되었든 억눌러놓은 감정은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그때는 지난번에 마주하지 않은 감정이 배가 되어 파도처럼 밀려온다.

정말 아프지만 받아들여야 흘러간다.

내 안의 버림받아 울고 있는 아이를 직접 만나야 한다.


이 과정은 유튜브에 좋은 영상들이 참 많은데 몇 개 추천을 하고자 한다.

우선 처음 내면아이를 만나는 분이라면 '러브포레스트' 님의 내면아이 명상으로 시작해도 좋고 

'명상하는 그녀' 님의 내면아이 만나는 영상도 좋다. 

다양한 감정이 몰아닥쳐 힘들 때는 'joybookcafe'님의 릴리징명상이 감정을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꾸준히 내면아이를 만나서 아이의 아픈 마음과 결핍을 들여다보고 

함께 느끼고 받아들이다 보면 괴로운 마음이 점점 편안해지는 걸 느끼게 된다.

물론 정말 꾸준히 만나야 한다. 

나 또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방청소도 꾸준히 해주어야 하듯, 마찬가지로 마음도 꾸준히 보아주어야 하는데 

외부에 사로잡히기 쉽고, 자꾸만 피하고 싶어서 외면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그러면 그동안 안 본마음 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사건을 현실에 턱 가져다준다.

너무 아프지만 보아야 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바뀌지 않아도 이대로의 너도 괜찮아.

나는 네가 좋아. 

그냥 존재만으로.

네가 좋으니까, 너라는 그 이유로.


내가 그렇게 받고 싶었던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이었다.

부모님도 주기 어려운 것을 다른 사람이 주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비슷한 결핍이 있는 그저 외로운 사람일 뿐인 그 사람에게 받으려고 했던 것은 욕심이었다는 것을 안다. 나조차 나에게, 누군가에게 주지 못했던 것이니까.

다른 사람에게 받으려고 애쓴다고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집착할수록 멀어지고 싶어 진다.

스스로 채워가는 여정을 시작하는 수밖에.

물론 이별의 경험은 많이 아팠지만 지금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결핍을 채울 기회를 주었고 이전보다 성숙한 나를 만나게 해 주었다.

 

결핍으로 아픈 모든 존재가 치유되길.

어디에 있든 평안하길,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내면이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이 되어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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