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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섭 Jun 22. 2019

부엌마다 있는 '정통', 라구 파스타

스무 번째 접시, 스무 번째 이야기

우리 할머니는 라구 소스는 만들지 못하셨어요


 라구 소스를 사용하는 파스타집에서 가장 어울리는 단어는 '가정식'입니다. 마법의 단어 왠지 듣기만 해도 건강하고, 푸근할 것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주는 이 말과 가장 어울리는 오늘의 요리 '라구 파스타'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Ragu 


 이탈리아 소스의 일종으로 파스타와 함께 먹는 미트 소스 그게 라구의 소스의 정의입니다. 지역마다, 집마다 다른 조리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통적인 것을 간추리면 고기와 토마토, 포도주를 중심으로 각자의 비법들이 들어간 마법의 양념으로 생각하면 편할 것 같아요.


성북구 스타일 라구(Ragu)


성북구식 라구 소스 파스타

 재료: 다진 소고기, 양파, 가지, 포도주, 토마토 페이스트, 토마토소스, 치킨스톡


 1. 불에 양파를 볶아줍니다, 갈색이 나면, 소고기를 넣어서 볶습니다. (가지 추가)

 2. 토마토소스와 페이스트를 넣고, 물도 한 컵 넣어서 끓여줍니다. 

 3. 소스가 끓으면 치킨스톡과 함께 향신료를 추가해서 농도가 걸쭉해질 때까지 중 약불에 끓여냅니다.


 + 가지를 좋아해서 가지찜을 곁들였어요



 구수하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아요. 푹 끓여낸 소스에서 우러나온 맛이 좋습니다.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부엌을 진동시킨 이 냄새는 고스란히 행복으로 치환됩니다. 소고기의 묵직한 맛을 감싸주는 채소와 토마토의 풍미는 오래 먹다 보면 이 또한 한국인의 가정식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지를 좋아하는 이유

 

중국에서 온 도자기 그릇과 서양식 요리의 조화

 보통 주변 사람들은 말합니다. '나는 가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생각보다 가지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식재료였어요. 편견이 생겨버린 안타까움, 그래서 어느 순간 그 맛을 알아버린 가지를 더욱 좋아하게 되고,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라구 소스에 가지찜이 올라간 건, 좋아하는 셰프님이 처음으로 해주신 파스타였는데, 당시에 처음 먹은 가지각 촉촉하고 좋아서, 다음날엔 가지로 또 뭐가 맛있을까 알아보다, 중식 가지 튀김을 먹으러 가고, 집에서는 가지나물을 먹었습니다. 편견이 사라지고 마주한 가지는 부드럽고 주연이 되기에 충분한 재료였더군요.


 그래서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요리하는 자리에 가지는 늘 함께 했습니다. 굽고, 절이고, 이 재료에 이런 모습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즐거웠던 순간도 '나는 가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 먹은 가지는 맛있었어' 그거 참 기분 좋은 말이었어요.


 편견이 있다면, 계속해서 알지 못했을 맛. 그 작은 선을 넘으면 펼쳐지는 또 다른 세계. 가지가지하죠? 네 그래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보는 시도. 그게 삶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줄꺼니까요.


 익숙함이라는 경계에서의 오늘, 가지를 넣은 라구 파스타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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