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혹은 구이를 맛있게 먹기 위한 방법.
2020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저의 첫 팝업 식당은 2019년 1월 4일 금요일에 딱 하루 열렸습니다. 겁도 없이 벌여놓은 사고를 수습하지 않고, 더욱 크게 치기 위해서 올해도 1월의 첫 금요일인 1월 3일에 똑같은 장소 세 번째 <대섭의 식탁>을 열었습니다.
처음 누군가에게 대접한 요리는 나름의 코스요리였는데, 감귤을 곁들인 광어 세비체, 구운 가지와 파프리카 부르스게따, 살치살 스테이크. 총 세 가지 요리를 준비했었는데 경험도 없는 초보가 40명에게 대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죠.
이날의 경험은 아래 글에 더욱 자세하게 담겨있습니다.
이름이 있는 식탁
의미 있는 것을 하고 싶어서 이번에도 조금 발전시켜서 준비했습니다.
준비한 메뉴는 '피크닉 박스'라는 이름의 두 가지 박스에 이전과 다른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릴박스: 이베리코 목살 120g, 소고기 살치살 120g, 새우 2마리, 구운 아스파라거스, 버섯, 감자칩 + 홀그레인 머스터드, 치미추리
프레시박스: 구운 바게트+하몽 마요네즈, 크림치즈, 샐러드(양상추, 치커리, 참나물, 수제 레몬 드레싱)
이번에도 미리 얻은 경험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보이는 이미지가 내용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2.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디테일을 더할수록 결과가 좋다.
3. 가격을 정하는 순간, 납득이 가는 가격,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을 함께 준비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4. 요리가 나오기 전 설명이 고객의 이해를 돕는다.
5. 메뉴의 1천 원 올리기는 것이 많은 의미와 고민을 담고 있다.
6. 홍보는 단기간에 뚝딱하고 되는 일이 아니다.
7. 고객에 대한 태도는 계속 고민이 필요하다.
과감하게 접시를 포기했습니다. 효율성을 택한 방법이고, 그에 따라서 이야기와 주제를 잡고 이날의 요리를 준비했습니다. 덕분에 식기구를 세척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어서, 많은 시간적 여유를 얻었습니다. 마음껏 이미지를 담아내는 것이 가능한 용기를 사용함으로 효율성과 가시성이 좋아지는 효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서 이 안에 무엇을, 어떻게 담아낼지 오래도록 고민했습니다.
크게 2부로 나눠서 진행한 이번 자리에서 개선할 점을 찾는다면, 1부의 방문한 분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안내 확인과 사전의 공지 등으로 세세한 내용을 담아내려 노력했지만, 실제 주문이 이루어지고 나가기 전에 직접 말로서 풀어내지 못한다면 만족에 이르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원하는 방향을 제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1부에서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2부에서는 이를 반영하여 더욱 깊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고 진행했고, 앞서 나온 문제가 일부 해결되었습니다.
딱 하루 식당을 여는 것은 대관료와 소매 구매를 통해서 높아지는 재료값 즉 원가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재료를 보관하고, 다음이 있다면 여유가 생기지만. 부족하지 않게, 나갈 것과 거의 같게 재료를 준비하는 것은 팝업 식당이 가지는 가장 큰 단점입니다. 때문에 비용이 높아지는 방향과 하루 운영을 하는 상황에서 좋은 요리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의 방향이 충돌하면서 적정한 수준을 맞추는 것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이 고민은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지만, 이 모든 것을 해결할 방법은 일정 수준의 참석자(고객)가 오는 것인데, 메뉴의 정보가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관심을 얻는 것은 제일 큰 난관입니다. 요리의 사진 혹은 시각적으로 도움을 주는 매체가 없다면, 특히 준비를 하는 단계에서 많은 고민이 수반됩니다. 때문에 내가 X월 XX일에 한다고 하면 적어도 한 달 전에는 무엇이 나갈지 자료를 준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알린다면 오늘의 걱정이 줄고, 교훈이 늘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어려웠지만, 한 가지 소재에 이야기를 담아서 풀어낸 요리, 처음으로 지인이 아닌 누군가 방문했던 이날은 많은 교훈이 남았습니다. 누구에게 더 잘할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두에게 친절하고 정성껏 대접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조금씩 성장하겠죠, 또 실컷 해보고 돌아오겠습니다.